[월드&포토] 윌 스미스, 오스카서 시상자 뺨 '철썩'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올해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단연 화제의 인물은 윌 스미스였습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윌 스미스는 영화 '킹 리차드'로 미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그의 오스카 첫 수상입니다.
하지만 그의 수상보다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것은 이에 앞서 진행됐던 다큐멘터리상 시상식이었습니다.
이날 코미디언 크리스 록은 다큐멘터리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고, 관객석에 있던 스미스와 그의 부인 제이다 핀켓 스미스를 쳐다보며 "제이다. '지.아이. 제인' 2편을 빨리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록의 농담을 웃는 표정으로 듣던 스미스는 갑자기 무대 위로 성큼성큼 올라가더니 록의 뺨을 세차게 때렸습니다. '퍽'하는 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질 정도였습니다.
이에 참석자들은 이 소동을 사전에 짜인 각본으로 생각하고 웃었습니다.
하지만 객석으로 돌아온 스미스는 격분한 표정으로 록을 향해 여러 차례 욕설했고 "아내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말라"고 크게 소리쳤습니다.
그제야 실제 상황임을 알게 된 좌중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습니다.
록이 언급한 '지.아이. 제인'(1997)은 할리우드 스타 데미 무어가 네이비실 여군 역할로 출연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는 무어가 실제 삭발하는 장면이 담겨 화제가 됐습니다.
록이 탈모로 가슴앓이를 해온 제이다를 농담거리로 삼자 스미스가 순간 격분해 무대로 올라간 것입니다. 제이다는 2018년 탈모 증상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스미스는 이 소동 이후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광고가 방영되는 동안 동료 배우 덴젤 워싱턴과 타일러 페리가 스미스를 위로하며 진정시켰습니다.
다음 무대에 시상자로 오른 션 콤스도 두 사람의 화해를 제안하면서 "스미스와 록이 가족처럼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미스는 남우주연상을 받고서 수상 소감을 통해 아카데미 측에 사과한 뒤 "아카데미가 나를 다시 초대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아카데미 측은 이후 SNS에 "아카데미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LA경찰도 성명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두 사람 사이에 발생한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며 "관련자는 신고를 거부했지만 나중에라도 원하면 조사를 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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