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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대응책은…외교·군사 압박에도 중·러 비협조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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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대응책은…외교·군사 압박에도 중·러 비협조 '먹구름'
외교적 압력·제재 추가 및 이행 강화 추진…'중·러 반대'에 부딪혀
전략자산 전개 등 군사적 압박 가능성…긴장고조·강대강 대립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24일 ICBM 발사로 2018년 4월 핵실험 및 ICBM 시험 발사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모라토리엄(유예) 선언을 약 4년 만에 무효로 했다. 미국이 '레드라인'으로 간주해온 선까지 넘어선 상황이다.
백악관은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하지만 미중, 미러 갈등 심화 속에 북한을 압박할 실효성 있는 방안을 도출하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독자 제재와 함께 국제 공조 강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 이를 통한 대북 경제적 압박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미국은 북한이 지난 25일 ICBM 발사를 공식 확인하자 한 시간 만에 북한을 향한 독자 제재를 추가로 발표하며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또 한미일 3국이 이미 개별적으로, 그리고 공동으로 북한의 ICBM 시험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힌 데 이어 주요7개국(G7)도 25일 규탄 입장을 내놨다.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신규 제재, 대북 원유 공급량 상한선 감축과 함께 기존 제재의 이행 강화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에도 나섰다.
하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벽에 부딪혔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도 미중 갈등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고, 러시아의 관계는 우크라이나전쟁으로 인해 냉전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25일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는 추가 제재 논의는 고사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ICBM 시험을 규탄하는 언론 성명조차 내지 못했다.
신규 제재가 어렵다면 기존 제재의 이행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제재의 구멍'으로 통하는 중국, 러시아의 협력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오히려 북한의 '뒷배'로 통하는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더욱 밀착하는 형국이다.
'화염과 분노'라는 표현으로 대표되던 2017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 수위에 이견을 보이면서도 제재 자체에는 동조했던 상황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인 것이다.

미국이 힘을 과시하며 대북 군사적 압력을 높이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의 ICBM 발사 징후를 포착하자 서해에서 항공모함 함재기인 스텔스 전투기 F-35C를 동원한 비행 훈련을 벌이고, 주한미군은 이례적으로 요격 미사일의 전개·배치 훈련을 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이 대북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다.
이와 관련해 2017년 이후 중단된 '블루 라이트닝'(Blue Lightning) 훈련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 훈련은 태평양 괌의 앤더슨 기지에 배치된 B-52H 장거리 폭격기 또는 B-1B 전략폭격기나 미 본토에 있는 B-2 전략폭격기를 한반도로 출동시켜 임무를 수행하는 절차에 관한 연습이다.
한국 국방부 역시 지난 2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미국 전략자산의 상시 순환배치 및 전개를 미측과 논의하겠다는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실질적으로 가동해 정례화하는 방안이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확장억제는 미국이 핵우산 등을 통해 동맹국에 미 본토 수준의 억제력을 제공하는 개념이다.
아울러 축소·연기되거나 시뮬레이션으로 대체된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대규모의 실기동 연습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고 강 대 강으로 충돌하면서 당분간 북미 관계가 대화와 외교보다 극한 대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5일 자 보도에서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이지만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 속에 대응할 옵션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한반도 전문가 스콧 스나이더는 WSJ에 "우리가 과거로 되돌아갔다는 점에서 지금은 마치 냉전 시대 같다"면서 "일이 더욱 힘들어졌다는 게 핵심이다. 쓸 수 있는 도구가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의 관심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집중돼 있어 미국이 북한에 대응할 여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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