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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9개 에너지기업, 2014년 이후 러에 세금 등 19조 지불"
국제 NGO "셸·BP 등 러 크림반도 합병에도 사업지속…전쟁자금 지원"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한 후 미국과 유럽의 화석연료회사 9곳이 세금과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러시아에 지급한 금액이 158억달러(약 19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미 CNN에 따르면 비정부기구(NGO)인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 그린피스 USA, 오일체인지 인터내셔널이 노르웨이의 에너지 연구 기관인 리스타드 에너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 대상은 러시아에서 탐사·생산을 하는 기업들로 한정됐다.
영국의 셸(78억5천만달러)이 상장기업 중 그 금액이 가장 많았고, 미국의 엑손모빌(28억1천만달러), 독일의 빈터샬과 빈터샬DEA(합병 후 기준 28억6천만달러), 영국 BP(8억1천7백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프랑스의 토탈, 노르웨이의 에퀴노르, 오스트리아 OMV, 스위스 트라피구라도 각각 2억∼4억 달러대를 러시아에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자금 지급은 합법적이었으며, 에너지 부문 외 다른 다국적 기업들도 러시아에 비슷한 종류의 자금을 내왔다고 CNN은 전했다.
이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후에도 러시아에서 사업을 계속한 서방 에너지 회사들이 러시아에 준 경제적 이익 규모를 보여준다.
이번 조사 결과는 러시아산 석유와 석탄, 가스를 구매하는 서방의 자금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인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발표됐다.

이들 기업이 러시아 기업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기에 수백억 달러가 추가로 러시아로 들어갔을 것으로 그린피스 등은 추정했다.
BP의 경우 최근까지 러시아 국영 에너지 회사인 로스네프트의 지분 19.75%를 보유했다. 로스네프트는 2014∼2021년 세금, 수수료, 로열티 명목으로 러시아에 3천531억6천만달러를 지불했다.
이들 단체는 BP가 러시아에 직접 돈을 내지는 않았을지라도, 로스네프트를 경유한 자금 제공에도 여전히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러시아 에너지 산업은 푸틴의 가장 수입원"이라며 "(크림반도 합병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사업을 지속하면서 푸틴의 전쟁 자금을 계속 지원하고 있는 BP와 같은 기업들은 우크라이나인의 피를 그들 손에 묻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noma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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