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외교 장관 "분쟁지 완전 철군이 대중 관계 개선 위한 열쇠"
중국 왕이 부장과 뉴델리서 회담…2020년 '국경충돌' 후 中최고위급 방문
양국, 우크라이나 사태엔 '즉각적인 종전' 공감대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국경 문제로 중국과 갈등 중인 인도의 외교부 장관이 25일(현지시간) 국경 분쟁지에 많은 군대가 파견돼 있는 한 양국 관계는 정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S.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3시간가량 회담한 후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분쟁지의 군대 철수가 필요한 상황이며 관련 작업이 진행 중이라면서 "하지만 2020년 4월 이후 중국 측의 군대 파견으로 인해 야기된 마찰과 긴장은 정상적인 관계와 조화를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쟁지에서 양국군이 완전히 철수하는 것이 더 나은 양국 관계를 위한 열쇠라고 덧붙였다.
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을 치렀으며 2020년에는 5월 판공호 난투극, 6월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9월 45년 만의 총기 사용 등 국경 분쟁지인 라다크 인근 지역에서 잇따라 충돌했다.
이후 양측은 10여차례 군사회담 등을 진행하며 최전선 병력 철수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인도 측에서는 중국이 여전히 분쟁지에 군사 시설을 만들고 병력을 파견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왕 부장은 이번에 2020년 국경 충돌 이후 최고위급 중국 인사 자격으로 인도를 방문했다.
앞서 그는 이슬람협력기구(OIC) 외무장관회의 참석차 파키스탄을 방문한 후 전날 극비리에 아프가니스탄을 찾아 탈레반 지도부와도 회동했다.
이후 전날 밤 뉴델리에 도착했고 이날 자이샨카르 장관, 아지트 도발 국가안보보좌관 등 인도 정부 고위 관계자와 잇따라 회담했다.
자이샨카르 장관과 왕 부장은 이날 국경 문제 외 우크라이나 사태, 아프간 지원 등 여러 국제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양국은 껄끄러운 관계임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는 러시아를 적극적으로 비난하지 않는다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특히 양국은 이달 초 유엔 총회의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나란히 기권했으며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도 가담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날 양국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즉각적인 종전과 외교적 해법으로의 복귀가 중요하다는 점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자이샨카르 장관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중국과 인도는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양자 관계를 바라봐야한다"며 상대방의 성장에 대해 윈-윈하겠다는 사고방식으로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왕 부장은 이어 "양국은 협력적인 자세로 다각적인 절차에 참여해야한다"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힘을 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이날 오후 인도를 떠나 네팔로 이동할 예정이다.
네팔은 인도의 오랜 우방이었지만 중국이 지난 몇 년간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등을 앞세워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왕 부장은 이번 방문에서도 여러 경제·기술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네팔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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