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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유럽대륙 전쟁 막아야"…나토, 확전 방지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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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유럽대륙 전쟁 막아야"…나토, 확전 방지 부심
"러 생화학·핵무기 쓰면 우크라 국경 넘어 광범위한 결과"
실수·오인 우발적 충돌 가능성…벨라루스 참전시 국제전 우려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주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으로 전선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속전속결을 예상했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측의 거센 저항으로 고전하고 있다.
이런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러시아가 생화학 무기나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확전 시나리오가 구체화하는 상황이다.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는 동유럽 동맹국에 대한 굳건한 방위 태세를 확인하는 한편, 러시아의 전쟁 확산 기도를 차단하기 위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생화학무기 또는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이는 전쟁의 성격을 바꾸고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방사능이나 독성의 화학물질이 나토 동맹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이것은 위험한 상황이기 때문에 전쟁을 즉시 끝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동유럽 나토 동맹국에 대한 지원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히고 나토는 유럽 대륙에서 본격적인 전쟁이 벌어지지 않도록 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도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우려가 커짐에 따라 이를 미군을 비롯한 나토의 군사개입의 '레드라인'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러시아가 나토 동맹국을 겨냥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서 소형 전술 핵무기를 쓴다고 하더라도 미국과 나토가 전쟁에 개입하지 않을 다른 선택지는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나토는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전쟁 자금은 지원하지만 병력은 보내지 않는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화상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여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나토는 아직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폴란드와 발트 3국 등 나토 동부 지역을 공격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나토 지도자들은 이것이 러시아와 나토군 간의 직접적인 군사적 대결을 초래하고 확전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이 제안을 거부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도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병력이나 항공기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그는 지난 4일 나토 외무장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나토 동맹국은 우크라이나 영공 위로 나토 항공기를 띄우거나 우크라이나 영토에 나토 병력을 둬서는 안 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나토 동맹국으로서 이번 전쟁이 우크라이나 너머로 확대되는 것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다"며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면 유럽에서 훨씬 더 많은 국가가 관여하는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의 전투기 제공 요청도 비슷한 이유로 거부됐다. 폴란드는 미국의 협조를 얻어 우크라이나에 자국이 보유한 전투기를 보내려 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나토 동맹국이 우크라이나로 전투기를 보내면 러시아는 이것이 방어가 아닌 공격으로 간주하고 이를 사전에 막으려 할 것이며 전투기가 우크라이나로 이동하기 전에 폴란드 비행장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실수나 오인'으로 전쟁이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다.
러시아군은 최근 폴란드 국경에서 멀지 않은 우크라이나의 군사시설을 공격했다.
폴란드 국경에서 불과 25㎞ 떨어진 우크라이나 서부 야보리우의 군사 훈련장에 러시아군이 대대적인 미사일 폭격을 가해 35명이 사망하고 134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공격 과정에서 실수로 폴란드에 미사일이 떨어지면 적대적 행위가 확산할 수 있다. 또한 상대방의 의도를 오인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취하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기지를 제공한 벨라루스가 자국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해도 '유럽 대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벨라루스가 참전한다면 벨라루스군은 우크라이나 서부에 투입돼 서방의 군사원조를 차단하려 할 것으로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과 나토 등 서방이 지원한 무기는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 수송로를 거쳐 우크라이나의 주요 전선으로 공급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벨라루스군을 끌어들이려고 벨라루스의 국경 마을을 '위장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말부터 벨라루스와 합동 군사훈련을 빌미로 대규모의 병력과 무기를 우크라이나 북부 접경 벨라루스에 이동 배치했다.
러시아는 합동 군사훈련이 끝난 후에도 병력을 철수하지 않고 있다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벨라루스에 주둔한 병력을 동원했다. 러시아군은 벨라루스에서 우크라이나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songb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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