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셰일업계, 굴착 늘렸지만 생산은 소폭 증가 그칠 듯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미국 셰일업체들이 유전 시추공 수를 20% 이상 늘렸음에도 생산량은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 6개월간 셰일 유전 시추공이 대략 20% 정도 늘어났으나, 이는 증산을 위한 것이 아니라 코로나19로 줄어든 유정 재고를 보충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미국 셰일업계는 당장 생산하지는 않지만 즉각 생산이 가능한 유정인 '시추 후 미완공 유정'(DUC)을 지난 10년간 늘려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생존을 위해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는 DUC를 최대한 활용하는 데 집중했다.
이로 인해 DUC의 수가 급감하자 증산을 위해서가 아니라 신규 DUC 확보를 위해 시추공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DUC 수는 지난 2020년 6월 8천800개가 넘었지만 지난 2월에는 4천400개에도 못 미쳤다.
이는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WSJ은 고유가를 잡기 위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증산 요구에도 셰일 업계가 즉각적인 증산에 나서기는 힘들 것 같다고 전했다.
셰일 업계는 공급망 문제와 신중한 투자자들의 행태, 유정 재고 감소 등으로 인해 올해 안에 신속한 증산에 들어가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WSJ은 지난해부터 증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소규모 업체들도 비용 증가와 인력난으로 증산 여력이 제한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JP모건체이스는 올해 석유와 천연가스 업체의 생산 관련 설비투자는 17%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생산량은 2.4% 정도밖에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체이스는 원유 업계가 올해 390억달러(약 47조6천억원)에 달하는 설비투자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생산량은 하루 1천200만배럴(bpd) 정도로 21만6천bpd 증가에 그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민간 석유업체인 벨렌드라 에너지 파트너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매니시 라지는 오늘 당장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른다고 해도 즉각적인 증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 업계와 분석가들은 미국의 올해 원유 생산량이 6∼9%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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