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외국자본 통신·항공사 소유 허용…"투자 유치 촉진"
두테르테, 공공 서비스법 개정안 서명…해운·철도·지하철도 포함
팬데믹발 경제 침체 회복 시도…"규제 완화·정부 지원도 필요"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필리핀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침체된 경제 회복을 위해 외국 자본의 통신과 항공 및 해운사 소유를 허용키로 했다.
22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이같은 내용의 공공 서비스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그동안 필리핀은 관료주의와 부패, 정치적 불안으로 인해 외국 자본이 다른 동남아 권역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를 꺼려왔다.
또 지난 2년간 지속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경제 전반에 걸쳐 지대한 타격을 입자 외자 유치 촉진을 위해 이번 대책을 내놨다.
지난 1935년 제정된 공공 서비스법은 통신과 항공, 해운, 철도, 지하철 등 기간 산업에서 외국인 지분율을 40%로 제한해왔다.
이에 따라 통신과 항공 및 해운 부문은 소수의 로컬 기업들이 지배적 사업자로 군림해왔다.
필리핀 정부는 이번 조치로 인해 기간 산업에서 외국 자본의 진출은 늘어나고 경쟁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도와 전기 등 공공재를 제공하는 산업은 이번 조치에서 제외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외국인 투자를 늘리고 공공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해당 산업에 대한 외국 자본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 등 다른 조치가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테네오 데 마닐라대의 경제학 교수인 알빈 앙은 "외국 자본은 시장 진출을 위한 여건 등을 자세히 검토한다"면서 "향후 규제 완화와 정부 지원을 비롯해 사업 환경 개선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외국 자본에 대한 진입 규제가 강한 나라 중 하나다.
세계은행이 2020년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필리핀은 외국 자본 규제 정도가 190개 국가들 중에서 95번째로 높았다.
bum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