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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업 고전' 베이징현대 1.2조원 증자…"전기차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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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업 고전' 베이징현대 1.2조원 증자…"전기차 투자"
韓현대차·中베이징차 50 대 50 지분비 유지…독자노선 대신 합작노선 지속
작년 점유율 1.7%까지 추락한 현대·기아차, 반전 도모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현대차[005380]의 중국 합작 법인인 베이징현대에 1조원대 자금이 추가로 투입된다.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날로 감소해 고전 중인 현대차가 미래 생존의 관건이 될 전기차 시장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고 나섰다.
현대차의 중국 사업 파트너인 베이징차는 19일 밤 낸 공시에서 자사와 현대차가 합작 법인인 베이징현대 자본금을 9억4천218만달러(약 1조2천억원)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증자금을 절반씩 부담하며 절반은 6월까지, 나머지 절반은 12월까지 납입할 예정이다.
베이징현대는 현재 현대차와 베이징차가 절반씩 지분을 갖고 있어 증자 후에도 50 대 50의 지분 구조가 그대로 유지된다.
베이징차는 공시에서 "이번 증자는 자금 운영 안정성을 도모하는 가운데 자동차 산업 전동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새로 투입될 자금이 중국 시장에서 날로 중요성이 커지는 전기차 사업에 주로 쓰일 것임을 예고했다.
이번 증자는 베이징현대의 중국 사업이 크게 위축돼 연간 손실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단행됐다.
베이징현대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62억8천만 위안(약 1조2천억원), 50억 위안(약 9천500억원)의 손실을 냈다. 2년간 손실액이 2조원을 넘는다.
베이징현대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매년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베이징현대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2016년 114만대로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급속히 감소해 2021년에는 38만5천대까지 줄었다.
전성기 시절 공격적으로 공장을 확충해 현재 중국 4개 공장의 연산 능력은 135만대에 달하지만, 판매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작년 12월부터 베르나, 안시노 등 중국 시장 전용 모델이 생산되는 충칭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비용 부담은 커졌다.
현대차 계열인 기아차 역시 중국 사업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달 기아차 역시 중국 파트너사인 장쑤위에다와 함께 합작법인 둥펑위에다기아에 9억달러(약 1조1천억원)를 추가로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양사 합계 중국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2016년 7.35%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며 2021년에는 1.7%까지 떨어졌다.
현대차의 중국 사업 부진은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2017년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근본적으로 세계 자동차 업계의 격전지로 떠오른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전환 등 시장 적응을 잘하지 못하면서 입지가 축소됐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경제 매체 차이신은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는 베이징현대의 전기차 모델은 새로운 순수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라 모두 전통 연료차(내연기관차)의 파생 모델"이라고 지적했다. 작년 베이징현대의 전기차 판매 대수는 5천대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
작년 중국에서 판매된 승용차가 중 전기차 비중이 이미 15%까지 올라온 상황이어서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 부진은 뼈아픈 부분이다.
중국에서 이미 내연기관차 판매는 감소하기 시작한 반면 전기차 판매는 급증하고 있다. 작년 팔린 전체 승용차 중 전기차는 298만9천대로 전년보다 169.1% 늘었다.
먼저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미국의 테슬라와 중국 업체 비야디·미중 합작사인 상하이GM우링(SGMW) 3사가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3강' 체제를 굳힌 가운데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삼총사'인 웨이라이(蔚來·니오)·샤오펑(小鵬·엑스펑), 리샹(理想·리오토)도 양산기에 접어들어 월 1만대 이상을 팔고 있다.
폭스바겐(폴크스바겐), 벤츠, GM, 현대기아차, 도요타 등 주요 전통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상하이자동차, 창안차, 지리차, 둥펑차 등 중국의 토종 전통차 브랜드들도 모두 전기차 모델을 쏟아내면서 시장 점유율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현대기아차는 대형 메이커 중에서도 전동차로 사업 전환 속도가 느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그간 자랑하던 '가성비'가 중국 토종 업체들의 발전으로 퇴색한 것도 고전의 주된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과거 중국 소비자들의 베이징현대차는 눈에 폭스바겐 등 유럽차와 유사한 성능을 가지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메이커로 인식됐지만, 비야디·지리 등 중국 토종 업체들이 가격 대비 성능이 높은 제품을 쏟아내면서 설 자리를 잃게 됐다는 것이다.
이번 증자를 통해 현대차가 향후 독자 노선을 걷지 않고 대신 베이징차와 합작 구조를 계속 이어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과거 중국에서는 외국 기업이 자동차 사업에서 50%를 초과하는 지분을 가질 수 없어 중국 기업과 합작 회사를 꾸려야만 했다.
그러나 내년부터 자동차 산업 외자 투자 비율 제한이 철폐되면서 BMW 등 외국 자동차 메이커들은 신속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중국 측 파트너사가 가진 지분의 전체 또는 일부를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차이신에 "베이징현대의 실적이 좋지 못해 판매 채널이나 정부와 관계 등 방면에서 아직 베이징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이번과 같은 비율의 증자가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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