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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알리바바 등 중국 주식, 왜 이렇게까지 폭락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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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알리바바 등 중국 주식, 왜 이렇게까지 폭락했나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최근 미국, 홍콩,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세계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지만 최근 수일간 중국 주식의 폭락 현상은 특히 심했다는 점에서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대형 기술주에 투자한 한국 투자자들의 손해도 클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기업 주가를 둘러싼 현재 상황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 중국 기업 주가 폭락 사태, 어디서 시작된 건가.
▲ 미국 증권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액션'이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 SEC는 지난 8일 '외국회사문책법'을 근거로 바이지선저우(百濟神州) 등 자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 5곳을 '예비 상장 폐지 명단'에 올렸는데 이 조처로 시장에서 향후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바이두 등 230여개에 달하는 중국 기업이 강제 퇴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면서 1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부터 공포 매도 흐름이 갑작스럽게 나타났고 불안 심리가 홍콩 증시를 거쳐 중국 본토 증시로까지 전이됐다.
-- 중국 기업 주가, 얼마나 폭락했나.
▲ 알리바바 등 많은 중국 대형 기술기업이 미국과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돼 있다. 홍콩 증시를 기준으로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3거래일간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가 폭락이 이어졌다. 30개 대형 기술주 주가를 반영하는 항셍테크지수는 21% 이상 폭락했다. 이 지수는 지난 14일 11.03% 폭락, 지수 도입 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3거래일간 대장주인 알리바바와 텐센트 주가는 각각 25.9%, 22.6% 하락했는데 이 두 종목 시가총액만도 1조3천745억 홍콩달러(약 220조원) 감소했다. 홍콩 증시를 대표하는 항셍지수는 6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추락했다. 전날 본토 증시를 대표하는 상하이종합지수도 5% 폭락,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밀렸다.

-- 미국의 '외국회사문책법'은 뭔가.
▲ 2020년 말 미국이 도입한 이 법은 자국 회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외국 기업을 증시에서 퇴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법 내용상으로는 특정국을 겨냥한 것은 아닌데 실제로 미국 증시에 활발하게 상장하면서도 '주권'을 이유로 회계 직접 감독을 거부하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어 중국을 겨냥한 입법 규제라고 볼 수 있다. 3년 연속 미국 회계 감독 기구인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회계 자료를 내지 않은 기업은 미국 증시서 자동 퇴출된다. 3년 유예 기간이 있지만 중국이 계속 버틴다면 2024년부터 중국 기업들의 대량 상장폐지 사태가 날 것으로 예상됐다.
-- 지난 8일 SEC가 '예비 상장 폐지 명단'에 올린 기업부터 바로 상장 폐지가 되나.
▲ 상장 폐지가 곧바로 현실화한 것은 아니지만 2년 뒤 닥칠 현상에 관한 공포가 현실화했다고 볼 수 있다. SEC가 지난 8일 바이지선저우 등 5개 중국 기업을 '상장 폐지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한 것은 대상 기업들이 외국회사문책법에 따라 PCAOB의 검증을 받지 않고 연간 사업보고서를 발표한 기업들이라는 '낙인'을 찍기 시작한 것이다. 5개 해당 기업이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 중 가장 먼저 작년 연간 사업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처음 호명됐을 뿐이지 다른 200여개 중국 기업들도 향후 계속해서 같은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SEC가 최근 2021년 사업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3년 유예기간 가운데 1년이 이미 지나갔다는 사실을 시장에 환기하는 조처에 나선 것이다.
-- 3년의 유예 기간이 있다면서 왜 갑자기 폭락 사태가 촉발됐나.
▲ 시간이 꽤 남았지만 '미래 불확실성'이 주가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 실제로 SEC의 발표가 나온 것은 지난 8일이었는데 8일과 9일에는 특별한 시장의 반응이 없다가 10일에서야 미국 증시에서 폭락 사태가 본격화했는데 이는 시장의 '인지'가 늦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수급 측면에서 유의미한 변화도 있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미국의 연기금과 펀드들은 '신중한 사람의 원칙'(Prudent Man Rule)에 따라 위험을 회피해야 하기에 '퇴출 예고 기업'으로 지정된 기업 주식 처분에 나설 수밖에 없다. SEC 자료에 따르면 외국회사문책법이 도입된 2020년 4분기 미국 연금과 뮤추얼펀드가 보유한 전체 자산 중 미 증시 상장 중국 기업 주식 비중은 7%에 달했다. 하지만 이 비중은 작년 말 4.1%까지 낮아졌다.



-- 미국 상장주에서 시작된 주가 폭락이 왜 중국 기업 전반으로 확대됐나.
▲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심화로 인한 중국 경기 전망 악화, 러시아 제재를 둘러싼 미중 대립 표면화 등 불안 요인이 겹치면서 미국에서 시작된 대형 기술주 중심의 폭락이 홍콩 증시를 거쳐 중국 본토 증시로까지 넘어갔다. 중국은 최근 2020년 우한 사태 이후 최악의 코로나19 대확산 도전에 직면했다. 특히 지난 14일부터 중국의 4대 거대 도시 중 하나인 선전에서 봉쇄가 시작되면서 중국이 올해 목표한 5.5%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는 데 큰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다는 비관적 견해가 급부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중 간 대립이 더욱 격화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추가로 미국 정부의 제재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실제 백악관은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이나 제재를 위반하는 다른 지원을 할 경우 중대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한 상태다.
-- 작년부터 중국 대형 기술주 주가가 폭락해 한국 투자자들도 피해가 크다.
▲ 중국 당국의 거친 규제로 작년부터 알리바바, 텐센트 등 유명한 중국 대형 기술기업 주가가 폭락했다. 블룸버그 집계로는 작년 2월 고점 후 항셍테크지수가 65% 하락하면서 지수 구성 종목인 30개 기업의 시총은 2조1천억 달러(약 2천612조원)나 꺼졌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두 종목에서 날아간 시총만 1조 달러가 넘는다. 삼성전자 같은 초대형 기업 세 개 정도가 그냥 사라졌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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