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시아 탱크에 달린 철장은 무엇?
로켓 공격 방어용인 듯…전문가들 "별 효과 없어"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뉴스를 보다 보면 러시아군의 탱크 포탑에 설치된 철장(鐵杖) 같은 물체가 눈에 띈다.
다른 나라 군대 탱크에선 좀체 보기 힘든 이 물건의 용도가 무엇인지 궁금증이 이는데, 정작 군사 전문가들은 이것은 아무 쓸모가 없다고 평가절하한다.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는 14일(현지시간) 러시아 탱크 위에 달린 철장의 용도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탱크를 보면 포탑 상단에 쇠막대를 이어 만든 듯한 철장 같은 물체가 달려 있다.
네덜란드 군사전문가인 스티즌 미쳐는 "이 철장의 기능은 탱크 보호 역할과는 거리가 멀다"며 "오히려 무게만 더하면서 탱크를 눈에 띄게 만들고 탑승한 병사에게 자신이 안전하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의 탱크 철장은 작년 말부터 목격되기 시작했다.
러시아군이 탱크에 철장을 부착한 것은 우크라이나군의 휴대용 로켓 공격을 막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 탄두가 철장의 쇠막대기 사이에 맞으면 로켓의 코 부분에 장착된 퓨즈가 작동하지 않아 기폭 장치를 터트리지 못하는 것을 노렸다는 추정이다.
하지만 로켓이 쇠막대기에 맞으면 어차피 기폭 장치가 터지기에 별달리 탱크를 보호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더욱이 러시아군을 상대로 지금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재블린이나 영국제 차세대 경량 대전차 미사일인 NLAWs, 스마트 유도탄인 MAM-Ls는 로켓의 코에 탄두가 달린 형태가 아니다.
재블린의 경우 적을 위에서 내리꽂듯이 맞히기 때문에 탱크 포탑 위에 설치된 철장이 어느 정도 보호 효과를 낼 수는 있다.
그러나 철장이 막아주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데다가 재블린의 폭발력이 워낙 강해 철장이 있어도 탱크 포탑을 충분히 뚫을 수 있다고 미국 랜드연구소 연구원 닉 레이놀즈는 말했다.
트위터 등 SNS 공간에선 러시아군 탱크에 설치된 철장이 '코프 케이지'(Cope cage)라고 불리며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코프라는 단어는 가혹한 진실을 외면하고 덜 불안한 상황을 믿는 행동을 빗댄 신조어로,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이미지나 영상) 등에서 즐겨 쓰인다.
야전에서 탱크 같은 군사 장비를 직접 사용하는 병사들이 장갑을 추가하는 사례는 많다.
영국 크랜필드 대학 국방공학센터 소장인 가레스 애플비-토마스는 "모래주머니부터 탱크 장갑판 위에 덧대는 철판에 이르기까지 야전에서 추가되는 장갑은 다양하게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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