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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세계 최고 코로나 사망률에 전수검사 뒤로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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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세계 최고 코로나 사망률에 전수검사 뒤로 미뤄
시기는 발표 안해 시민 불안 커져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정부가 코로나19 전수 검사 계획을 발표한 지 보름 만에 검사를 뒤로 미뤘다.
세계 최고 수준인 코로나19 사망률을 낮추는 것이 급선무라는 이유인데, 정부의 우왕좌왕에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시민의 불편과 불안은 커지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수 검사의 세부 사항이 마련되지 않고 모든 자원을 동원할 수 없다면 검사는 불가능하다"며 앞서 발표했던 계획과 상관없이 지금은 전수 검사보다 사망자와 중증 환자 규모를 낮추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람 장관은 "검사를 위한 검사나 (중국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한 검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검사는 홍콩이 팬데믹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수 검사를 언제 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람 장관은 지난달 22일 3월 중 740만 전 시민을 대상으로 3회에 걸쳐 강제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학교를 검사소로 활용하고자 조기 여름방학을 명령해 홍콩의 공립학교들은 학사 일정을 조정, 지난 7일부터 약 한 달 반 일정으로 방학에 들어갔다.
강제 검사 계획을 발표한 직후 외국인을 중심으로 '홍콩 엑소더스'가 시작됐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달 28일에는 홍콩 보건장관이 전수 검사 기간 도시 봉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히자 놀란 시민들이 '패닉 바잉'에 나서며 홍콩에서는 열흘 넘게 대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람 장관이 전수 검사를 미룬다고 밝히자 시민들은 "그럼 도대체 언제 한다는 거냐?", "언제까지 이렇게 불안한 상태로 있어야 하냐?"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조기 여름방학이 4월 18일께까지 이어질 것으로 여기고 일정을 조정한 이들의 혼란은 가중됐다.
람 장관은 추후 전수 검사 일정이 정해졌을 때 또다시 학교 폐쇄가 이뤄지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홍콩은 이달 들어 세계 최고 수준의 코로나19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망자 규모가 두배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세계 1위인 6일로 집계됐다. 2위인 그린란드는 19일, 3위인 키리바시는 22일이다.
홍콩의 9일 코로나19 신규 환자와 사망자는 나란히 역대 최고인 5만8천757명, 291명을 각각 기록했다. 누적 감염자는 58만5천937명, 누적 사망자는 2천869명이다.
고령층의 낮은 백신 접종률이 중증 환자와 사망자의 가파른 증가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홍콩 당국은 코로나19 백신을 2회 이상 접종한 이들의 사망률은 0.06%, 백신을 1회만 맞거나 아예 맞지 않은 이들의 사망률은 1.64%라고 밝혔다.
또 80세 이상 중에서 백신을 2회 이상 접종한 이들과 1회 이하 접종한 이들의 사망률은 각각 2.27%, 10.87%라고 설명했다.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영안실이 부족해 일부 시신이 냉동 트럭과 냉동 컨테이너에 보관되고 있다.



홍콩 정부는 중국 전문가와 한정 부총리가 현재 홍콩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사망자와 중증 환자를 줄이는 것이라고 잇따라 지적하자 전수 검사 계획을 뒤로 미룬 것으로 분석된다.
람 장관은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10일부터 매일 자신이 직접 코로나19 일일 브리핑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에서 우리가 '위드 코로나'인지 '제로 코로나'인지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다만 내가 100%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홍콩 정부가 결코 소위 말하는 '탕핑'(?平)을 채택하지는 않으리라는 것이다. 그건 팬데믹과의 싸움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탕핑은 몸과 마음이 지쳐버리면서 아예 더는 노력하지 않는 태도를 뜻한다.
한편, 지난 1월 25일부터 상황의 엄중함과 자신의 확고한 태도를 그대로 전달하고자 마스크를 벗고 기자회견에 임했던 그는 40여일 만에 다시 마스크를 착용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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