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1위 이란 제치고 수위에 올라…유럽의 제재 부과 크게 늘어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약 보름 만에 국제사회에서 받은 제재 건수가 배로 늘어나 전 세계에서 압도적 1위라는 불명예를 떠안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글로벌 제재 추적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카스텔룸(Castellum.ai)에 따르면 지금까지 러시아가 받은 제제 건수는 이날 오후 현재 모두 5천532건으로 집계됐다.
카스텔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분리주의 2개 주의 독립을 승인한 지난달 21일 이전과, 서방이 첫 제재를 가한 22일 이후 제재 건수를 비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이 있던 2014년 이후 지난달 21일까지 러시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는 2천754건이었지만, 22일 이후 부과된 신규 제재 건수는 무려 2천778건에 달했다.
채 보름도 안 돼 러시아가 지금까지 받은 제재 건수를 초과하는 수준의 '제재 폭탄'을 맞은 것이다.
국가별로 대 러시아 제재 부과 건수는 미국이 1천194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캐나다(908건), 스위스(824건), 유럽연합(766건), 프랑스(760건), 호주(633건), 영국(271건) 등의 순이었다.
22일 이후 신규 제재 기준으로는 스위스(568건), 유럽연합(518건), 프랑스(512건), 캐나다(454건) 등의 순이었고, 유형별로 개인 제재 2천427건, 기관 제재 343건이었다.
주목할 부분은 러시아의 제재 건수가 종전 1위이던 이란(3천616건)을 멀찍이 제치고 전 세계 1위에 오른 점이다.
이 두 국가 다음으로 제재 건수가 많은 나라는 시리아(2천608건), 북한(2천77건), 베네수엘라(651건), 미얀마(510건), 쿠바(208건) 등이었다.
카스텔룸을 공동 설립한 미 재무부 관리 출신의 피터 피아테츠키는 "이번 러시아 제재는 금융 핵전쟁이자 역사상 규모가 가장 큰 것"이라며 "러시아가 2주도 채 안 돼 금융 '왕따'가 됐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 제재가 미국과 동맹의 비상한 단합, 경제력으로 압박하려는 결의를 보여준 것이라면서 "이는 이들 국가가 우크라이나로의 군대 배치를 주저하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이 통계는 유럽이 미국보다 더 많은 제재를 부과하며 앞장섰음을 보여준다며 유럽이 과거 제재 부과에 대해 좀 더 경계하는 태도를 보인 것과 비교할 때 가장 놀라운 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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