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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총통 '대중매파' 폼페이오에 훈장…中 "후안무치"(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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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총통 '대중매파' 폼페이오에 훈장…中 "후안무치"(종합2보)
차이잉원 "국무장관 때 대만·미 관계 수많은 돌파구 마련"
폼페이오 "미·대만은 침략 허용 안한다는 결심 지녀"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차이잉원(蔡英文) 대만총통이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부 장관에게 중국 보란 듯 최고 등급 훈장을 수여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미·중 신냉전 시대를 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중 강경 정책을 주도한 '대중 매파'다. 이에 반발해 중국 정부가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입국을 금지하는 제재 명단에 올린 인사다.
차이 총통은 3일 타이베이(臺北) 총통부에서 폼페이오 전 장관을 만나 '특종(1등급) 징싱(景星)훈장'을 수여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차이 총통은 "폼페이오 전 장관이 오랫동안 대만의 국제적 참여를 지지했을 뿐만 아니라 국무장관 재임 시절 대만과 미국 관계에서 수많은 돌파구를 마련해 냈다"며 대만과의 교류 제한 해소, 대만 무기 판매 정상화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같은 미국 친구들의 대만 방문은 대만과 미국 간의 깊은 우의를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자주 방문해 함께 대만과 미국 관계를 심화 발전시켜나가도록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징싱훈장은 대만 총통이 정무 분야에 크게 이바지한 대만인과 외국인에게 주는 훈장이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대만과 미국이 자유를 수호하고 침략을 허용치 않는다는 결심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며 "차이 총통 재임 기간 다른 이들이 자유에 대한 갈망을 짓밟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고, 미국이 계속 함께 서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40년 전 군 복무를 할 때 옳은 일을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고, 지도자는 국민에게 자유와 번영하는 삶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대만에 실제 이렇게 해내고 있는 지도자가 있다는 점을 매우 기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차이 총통을 극찬했다.
그는 차이 총통을 예방하면서 '반석과 같이 굳건하다'는 뜻의 중국어인 '堅若磐石'이 적힌 마스크를 착용했다. 미국이 대만에 대한 지지가 흔들림 없이 튼튼하다고 강조할 때 즐겨 쓰는 말이다.


폼페이오 국무장관 시절 미국은 미중 수교 이후 유지해온 관행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중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대만과의 실질적 관계를 급진전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폼페이오 전 장관이 미국 공화당의 주요 '잠룡' 중 한 명이라는 점에서 대만은 그의 방문을 더욱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퇴임 후 미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에 몸담은 폼페이오 전 장관은 대만 싱크탱크인 위안징(遠景)기금회 초청으로 2일 밤 타이베이에 도착해 5일까지 대만에 머무르다 돌아갈 예정이다.
미국 정가에서 반도체 공급망의 중요성에 관한 인식이 커진 가운데 폼페이오 전 장관은 대만 방문 기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인 TSMC 경영진과 비공개 화상대화를 나누는 등 대만의 주요 산업 관계자들과도 의견을 교환한다.
특히 그는 이날 밤 라이칭더(賴淸德) 부총통이 주재하는 환영 만찬에 참석하는데 이 자리에는 대만의 '반도체 대부'로 불리는 TSMC 창업자인 장중머우(張忠謀) 전 회장도 초청받았다.
폼페이오 전 장관의 대만 방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대만에서 안보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국이 초당적인 대만 지지 의사를 강력히 표명한 가운데 이뤄졌다.
폼페이오 전 장관과 별도로 바이든 대통령이 파견한 미국 공식 대표단을 이끄는 마이크 뮬런 전 합참의장도 전날 차이 총통을 예방하고 미국이 '대만과 약속'을 확고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폼페이오의 이번 방문을 '개인적 방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대만 총통부는 이날 원래 차이 총통과 폼페이오 전 장관의 만남을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폼페이오 전 장관 일행의 예방 직전 대만 전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생중계는 취소됐다.
이에 대해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전 장관의 차이 총통 면담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자 "폼페이오의 관련 행동은 후안무치한 것이며, 필경 헛수고일 것"이라고 말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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