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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불안에 서방 금융기관 채권손실 위험…잔액 187조원"
미국·유럽 석유기업 사할린 에너지사업 철수에 일본 기업도 영향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러시아가 미국과 유럽 등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으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제재를 시행하는 서방도 러시아 투자에서 손실을 볼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3일 '대러시아 채권 손실 위험'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과 유럽, 일본 금융기관의 러시아 채권 잔액이 총 18조엔(187조원)으로 손실 위험이 크다고 보도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러시아 채권을 가장 많이 가진 금융기관은 프랑스 은행들로 채권 잔고가 326억 달러(약 39조2천100억원)에 이른다. 이어 이탈리아(309억 달러)와 미국(253억 달러)이 각각 2, 3위에 올랐다.
일본은 오스트리아(227억 달러)에 이어 5번째로 많은 115억 달러의 채권잔고를 기록하고 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서방 은행이 러시아에 대한 융자를 줄이면서 2014년 3월 1조6천억엔에 이르던 미쓰비시(三菱)UFJ파이낸셜그룹 등 일본 3대 메가 뱅크의 대출 잔고는 5천391억엔까지 줄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 금융기관은 러시아 에너지 프로젝트에 주로 융자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서방 기업이 사업 축소나 철수 움직임을 보이면서 사업 자체가 지속될지 불투명한 상태다.

산케이신문은 미국과 유럽의 석유 대기업이 사할린의 석유·천연가스 개발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하면서 공동 참가하는 일본의 상사 등도 이를 뒤따를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석유 대기업 엑손모빌을 비롯해 영국·네덜란드 합작사 셸과 영국 BP, 노르웨이 에퀴노르 등 주요 에너지 기업들은 러시아에서 빠져나오겠다고 이미 선언했다.
일본 기업들은 극동 사할린의 에너지 개발 사업인 '사할린-1'과 '사할린-2'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엑손모빌이 철수를 선언한 사할린-1 사업에는 일본의 사할린석유가스개발(SODECO)이 엑손모빌과 같은 30%를 출자해 참여하고 있다.
셸이 참여 중단을 선언한 사할린-2 사업에는 미쓰이물산과 미쓰비시상사가 각각 12.5%와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의 한 대형은행 간부는 "러시아 채권은 사실상 디폴트 상태"라면서 러시아 사업의 장래를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민간은행과 함께 러시아 에너지 사업에 자금을 투자해 온 일본 정부 출자 기관인 국제협력은행(JBIC)도 러시아 사업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며 제재의 영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sungjin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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