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원주민 기숙학교 아동 유해 집단 매장지 또 발견
앨버타주 북부 내륙 마을 레이더·드론 탐사…추가 조사 계속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캐나다의 옛 원주민 아동 기숙학교 터에서 어린이의 유해가 집단으로 매장된 곳이 발견됐다고 CTV 등 현지 언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캐나다 앨버타주 북부 내륙 카파웨노 원주민 마을의 기숙학교 터에서 아동 시신 169구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매장지가 나왔다고 현지 원주민 단체가 이날 밝혔다.
현지 마을은 앨버타주의 주도인 에드먼턴에서 북쪽 370㎞ 떨어진 내륙 벽지로 '그루어드 미션' 학교가 운영되던 곳이다.
시드니 핼크로우 원주민 대표는 회견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강제로 가족과 사회에서 떨어져 기숙학교로 수용된 참극을 우리는 기억한다"며 "오늘의 발견을 통해 그들의 희생과 용기를 말할 수 있게 돼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장지는 앨버타 대학 고고학과 팀의 주도로 지중 레이더 및 공중 드론 탐사 작업을 통해 확인됐다.
탐사 팀은 이번 발견이 1㏊(1만㎡) 지역에 대한 1단계 작업의 결과라며 탐사 지역을 확대해 수 개월간 추가 작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의 그루어드 기숙학교는 지난 1894년부터 1957년까지 운영됐다고 CTV는 전했다.
캐나다에서는 지난해 5월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캠루프스에서 원주민 아동 200명의 유해가 집단 매장된 곳이 처음 발견돼 파문을 일으킨 것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1천200구 이상의 원주민 아동 유해가 잇달아 발굴됐다.
또 지난 1월에는 BC주 윌리엄스레이크의 옛 기숙학교 터에서 아동 유해 93구의 매장 흔적이 새로 발견됐다.
캐나다 원주민 기숙학교는 백인사회 동화 교육을 위한 집단 수용 시설로, 100여 년간 정부와 가톨릭교회 주도로 운영됐다. 한때 전국적으로 139곳에 달했고 강제 수용된 원주민 아동은 1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가족과 강제로 떨어진 시설에서 학대와 성폭행 등에 시달렸고 영양실조, 질병 등으로 사망·실종되면서 캐나다의 어두운 과거사로 기록됐다.
jaey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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