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의사 사칭 최소 18명과 결혼한 60대 사기꾼 덜미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에서 의사 행세를 하며 10개 주에 사는 여성 최소 18명과 결혼해 돈을 뜯어낸 60대 사기꾼이 경찰에 체포됐다.
23일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매체들에 따르면 인도 경찰은 돈을 목적으로 자신을 의사라고 속여 전국 각지 여성들과 결혼한 비두 프라카슈 스웨인(67)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160㎝의 작은 체구에 콧수염을 기른 스웨인은 가짜 신분증과 위조한 의사 면허증을 이용해 결혼 중개 사이트에 가입해 40세 이상 돈 많은 여성들에게 접근했다.
그는 60대로 보이는 외모에도 나이를 51세로 속였고 결혼한 여성들도 '의사'라는 점에 반해 자세히 캐묻지 않았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스웨인의 휴대전화 연락처 목록에는 결혼한 아내들의 번호가 '마담 델리', '마담 아삼', '마담 우타르프라데시' 등 지역명을 본떠 저장돼 있었다.
또, 잠재적 범죄 대상으로 꼽은 여성 70여명의 번호도 확인됐다.
스웨인은 법조계, 의료계, 교육계 등 주로 전문직에 종사하고, 부유하지만 외로운 여성을 목표로 삼아 접근해 감언이설로 꾀어 자신에게 빠지도록 만들었다.
그는 결혼에 성공하고 나면 "갑자기 통장이 압류됐다"며 은행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돈을 빌려 달라고 한 뒤 돈을 넘겨받으면 다른 도시로 달아났다.
스웨인의 행각은 작년 7월 델리에서 교사로 일하던 아내가 그의 휴대전화에서 여러 명의 다른 아내 연락처를 발견하면서 들통났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몇 달간 스웨인을 추적한 끝에 체포에 성공했다.
스웨인은 이번 달과 다음 달에도 결혼을 약속한 상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스웨인은 1978년 첫 번째 결혼을 하고, 세 명의 자녀를 뒀는데 이 가운데 두 명이 의사이며, 한 명이 치과 의사다.
연구실 기술자였던 스웨인은 가족과 사이가 틀어진 뒤 다른 도시로 이사하면서 자신을 '의사'라고 소개하고 다니기 시작했고, 2002년에는 여자 의사와 두 번째 결혼에 성공했다.
이후 여러 도시를 옮겨 다니며 결혼과 금전 편취를 반복했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들을 찾고 있으며, 힌두스탄타임스는 스웨인과 결혼했던 여성이 27명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경찰은 그가 위조 신용카드 128장으로 13개 은행에서 1천만 루피(1억6천만원)를 빼서 썼고, 의사와 직원들을 고용해 의료용 실험실을 차린 뒤 월급을 주지 않은 혐의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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