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휴대폰 이어 태양광 사업 철수…'선택과 집중' 가속(종합2보)
中 저가 공세에 원자재 비용 상승 부담…태양광 사업 인력은 재배치
비핵심·부진 사업 속속 정리하고 주력·신사업에 집중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김영신 기자 = LG전자[066570]가 태양광 셀 및 모듈(이하 태양광 패널)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2018년 취임한 이후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꾸준히 변화를 추구해온 구광모 LG 회장이 휴대폰 사업 등에 이어 태양광 사업까지 정리하면서 주력 사업 고도화와 함께 미래 사업에 대한 육성 의지를 더욱 분명히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22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오는 6월 30일 자로 태양광 패널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LG전자는 "그간 태양광 패널 사업의 방향성을 놓고 지속해서 검토해 왔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사업과 미래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2010년 태양광 패널 사업을 시작해 N 타입, 양면형 등 고효율 프리미엄 모듈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최근 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되면서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원자재 비용은 상승하는 등 글로벌 태양광 시장과 사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난 수년간 LG전자 태양광 패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대에 머물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해 왔다.
2019년 1조1천억원 대의 매출은 2020년 8천억원 대로 하락했고, 향후 사업의 불확실성도 지속되는 추세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업체들과 차별화된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노력했는데 물량 싸움이 치열한데다 앞으로도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A/S 등 필요 물량을 고려해 2분기까지 태양광 패널을 생산한다.
태양광 패널 사업 관련 국내 600여 명을 포함한 에너지사업부 직원 900여명에 대해서는 재배치할 예정이다.
재배치는 직원들의 역량과 의향을 먼저 고려하되 다른 사업본부 및 LG 계열회사의 인력 수요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행할 계획이다.
태양광 패널 사업이 속한 B2B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 IT(모니터, 노트북 등) ▲ ID(사이니지, 상업용 TV 등) ▲ 로봇 사업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울러 사업본부 및 전사 차원의 신사업을 검토, 육성할 계획이다.
신사업의 경우 사내벤처, CIC(사내회사) 등 혁신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역량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전략적 협력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LG전자는 ESS(에너지저장장치)와 빌딩에너지관리솔루션인 LG BECON을 포함해 현재 진행 중인 에너지 관련 사업과 연구개발은 지속해서 진행한다.
LG전자는 생활가전, TV 등 기존 주력사업에서는 하드웨어 중심이던 사업 체계를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분야까지 확대하고 고객가치 및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과거 LG는 의사결정이 타 기업보다 보수적이어서 늦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나 구 회장 취임 이후에는 사업성이 높지 않은, 이른바 '돈 안 되는' 비핵심 사업들을 빠르게 정리하고 주력·신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이 두드러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태양광 사업 철수 역시 기존 주력 사업과 미래 신사업에 힘을 쏟는 '선택과 집중'이 강조된 의사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LG는 구 회장 취임 직후인 2018년 9월 LG서브원의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 사업 부문을 분할해 매각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연료전지 자회사 LG퓨얼세리스템즈, LG디스플레이의 조명용 올레드 사업, 수처리 자회사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 등을 연이어 청산 또는 매각했다.
2020년에는 중국 베이징 트윈타워 지분과 LG화학 LCD용 편광판 사업을 정리했다.
LG전자는 지난해에는 26년간 이어온 휴대폰 사업을 종료했다.
대신 자동차 부품(전장) 사업에서는 세계 3위 자동차부품업체인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LG화학이 배터리 소재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LG전자의 화학·전자재료 사업을 인수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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