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가격 인상' 신호탄에 아이스크림값도 줄줄이 오른다
해태, 부라보콘 '1천원 정가'로 고정하고 폴라포는 200원 ↑
롯데제과·롯데푸드도 "가격 인상 검토"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빙그레[005180]가 쏘아 올린 신호탄을 계기로 아이스크림 업계도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해태아이스크림은 지난 12일부터 '부라보콘'의 판매 정책을 바꿔 가격을 1천원으로 고정했다. 기존 가격은 1천500원이었지만 판매점에서 할인율을 적용할 수 있어 실제로는 800원대에 팔렸다.
이날부터는 '폴라포'의 판매 가격도 1천원에서 1천200원으로 올렸다.
해태아이스크림 관계자는 "원재료 비용 상승으로 다른 제품의 가격 인상 여부도 심각하게 고민 중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롯데푸드도 내달 '빠삐코'와 '쮸쮸바' 등 튜브형 아이스크림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인상폭과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롯데제과[280360] 관계자는 "최근에 모든 원부자재 가격이 다 오른 만큼 우리도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드콘, 스크류바, 수박바 등을 생산하는 롯데푸드 관계자 역시 "업계의 상황이 어렵다는 데 공감대가 있으며, 현재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실제로 가격을 올릴지, 올린다면 인상폭과 인상 시기, 대상 제품은 어떻게 할지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확정된 바가 없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달 업계 1위인 빙그레가 '원유, 종이 펄프 등 원재료 비용 상승'을 이유로 3월부터 아이스크림 가격을 올린다고 밝혀 경쟁사들이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다.
빙그레는 '투게더'의 소매점 판매가를 5천500원에서 6천원으로, '메로나'는 800원에서 1천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국내 빙과시장은 롯데제과, 빙그레, 롯데푸드, 해태아이스크림 등 '빅4'가 점유율을 나눠 갖는 구조였다가 2020년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압도적 1위로 올라섰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지만, 제품 가격 정책은 두 법인이 각자 결정한다.
한편 롯데제과, 롯데푸드, 빙그레, 해태제과식품[101530], 롯데지주[004990]는 2016년 2월 15일부터 2019년 10월 1일까지 아이스크림 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천350억4천500만원을 부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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