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ADHD 환자, 조기 사망 위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autism spectrum disorder)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attention-deficit/hyperactivity disorder)가 있으면 중년 이전에 사망할 위험이 높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ADHD란 유달리 주의력이 떨어지고 산만하며 행동이 지나치게 활발하고 충동 조절과 행동 통제가 안 되는 일종의 정신 장애로 소아 또는 청소년들에게 흔히 나타나지만, 성인들에게서도 발생할 수 있다. 성인 ADHD 증상은 충동 조절 장애, 감정 변화, 주의력 산만, 낮은 자존감, 대인관계의 어려움 등으로 나타난다.
캐나다 오타와 병원 연구소(Ottawa Hospital Research Institute) 임상 역학과의 페란 카탈라-로페스 교수 연구팀이 총 64만2천260명이 대상이 된 27편의 관계 연구논문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9일 보도했다.
ASD와 ADHD 환자는 중년 이전에 심장병 같은 "자연적" 원인과 자살, 교통사고, 익사 같은 "비정상"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같은 연령대 사람들보다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ASD 환자는 "자연적"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평균 3.8배(2.06~7.01배), "비정상"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평균 2.5배(1.49~4.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ADHD 환자는 "자연적"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평균 1.6배(0.89~2.96배)로 크게 높지는 않았으나 "비정상"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평균 2.81배(1.73~4.55배)로 상당히 높았다.
ASD 청소년은 자동차 사고, 익사 같은 특정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치명적인 간질 발작도 흔한 사망 원인이다. 중증 ASD 환자는 간질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사실들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이 연구는 지금까지 발표된 관련 자료들을 종합 분석했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결론은 ASD 또는 ADHD가 젊은 나이에 막을 수 있는 원인에 의한 사망으로 이어지는 일이 너무 잦다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미국 자폐 과학 재단(Autism Science Foundation)의 알리샤 홀러데이 연구실장은 "모든 자살, 모든 익사를 다 막을 수는 없지만 이러한 죽음들은 얼마간은 막을 수 있다"면서 이 결과는 보건의료 기관을 포함, 지역사회를 향한 경종이라고 말했다.
미국 버지니아 대학의 러셀 바클리 심리학 교수는 ASD와 ADHD 환자는 모두 충동 통제와 자제력이 약하기 때문에 비만, 식이장애, 약물 남용, 수면장애, 신체활동 부족 등의 건강 문제를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건강 검진을 위한 혈액 샘플 채취 같은 절차 자체를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건강에 문제가 있어도 진단이 지연된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소아과학'(JAMA Pediatrics)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