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해상 화재 여객선서 탑승객 1명 구조…사망자도 확인(종합)
10명은 아직 실종 상태…불가리아·그리스·터키 국적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그리스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화재 사고의 첫 사망자가 확인됐다고 AFP·로이터 통신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리스 구조당국은 이날 오후 차량이 실린 여객선 화물칸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남성 한 명의 시신을 발견했다.
사망자는 실종자로 분류된 화물차 기사 11명 가운데 한 명이다. 그리스 국적인 이 남성은 화물차 안에서 잠을 자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실종자 10명의 소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국적별로는 불가리아인 7명, 그리스인 2명, 터키인 1명이다. 오전에는 벨라루스 국적의 화물차 기사 한 명이 사고 50여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1세인 그는 구조 당시 외상 없이 비교적 건강한 상태였다고 한다. 애초 리투아니아 국적으로 언론에 보도됐으나 이후 신원 확인을 거쳐 벨라루스 출신으로 정정됐다.
구조당국은 나머지 실종자들도 생존해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베테랑 요원 40여명을 투입해 수색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선체가 열기에 달궈진데다 유독 가스가 많아 일부 구역은 접근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8일 오전 4시께 그리스 서부 이구메니차항을 떠나 이탈리아 브린디시로 향하던 이탈리아 '그리말디 라인' 소속 여객선 '유로페리 올림피아'호가 코르푸섬 인근을 지나던 중 불길에 휩싸였다.
당시 여객선에는 공식 탑승자 명단 기준으로 승객과 승무원 290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직후 280명은 무사히 구조돼 코르푸섬으로 이송됐다.
구조된 이들 중에는 몰래 승선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밀항자 2명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무단 탑승자가 더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AFP는 전했다.
구조자 가운데 10여명은 가벼운 부상 혹은 호흡 곤란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당국은 화물칸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서는 여객선에 갖춰진 선실 대비 지나치게 많은 화물차를 선적하면서 일부 기사가 화물차에서 잠을 자야 했다며 선사 측의 안전 불감증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여객선에는 153대의 화물차와 일반 승객 차량 32대가 함께 실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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