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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치른 시진핑 성적표…방역·성적 잡았지만 친구는 못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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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치른 시진핑 성적표…방역·성적 잡았지만 친구는 못늘려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코로나19 방역과 대표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았지만 '친구'를 늘리진 못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치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성적표다.
집권 1기 때인 2015년 유치해 3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제20차 중국공산당 당 대회를 앞두고 열린 점에서 이번 대회는 애초부터 시 주석의 업적 관리와 연결하는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중국이 '제로(0) 코로나' 정책을 고수한 데 올림픽이 주된 고려 사항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도쿄 하계올림픽을 1년 미룬 일본과 달리 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함으로써 방역에서 승리한 나라의 이미지를 대내외 부각하는 것이 시 주석의 중요 목표였다는 것이 관측통들의 평가다.
목표가 달성된다면 당 대회를 앞두고 장기 집권의 명분을 쌓는 측면에서 시 주석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많은 이들의 예상이었다.
이번 대회 코로나 방역은 대체로 성공적이라는 것이 중평이다.
대회 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이후 베이징에 들어와 폐쇄 루프에서 생활한 올림픽 출전 선수와 관계자 17만여명 가운데 436명이 폐쇄 루프 안 또는 공항 입국 시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폐쇄 루프는 선수와 관계자들을 일반 베이징 시민 생활권으로부터 완전히 분리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특히 16∼18일 사흘간 폐쇄 루프 안에서 실시한 코로나19 핵산 검사(PCR 검사)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것에 대회 주최 측은 고무된 분위기다.
폐쇄 루프 내 엄격한 방역 기준에 대한 선수들의 불편 호소가 잇따랐다. 하지만 폐쇄 루프 내 감염 확산으로 인한 대회 진행 차질은 빚어지지 않았다. 애초 중국은 선수들의 '불편'보다 '방역'을 우선한 폐쇄 루프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적어도 겉으로는 대회가 정상 운영된 셈이다.


또 폐쇄 루프 밖 베이징 시내에서 대회 개막을 앞두고 오미크론 감염자를 포함한 확진자가 속속 나오면서 초비상이 걸렸지만 중국 방역 당국은 대대적인 전수 검사를 앞세워 감염 확산을 최대한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 쇼트트랙, 스키점프 등에서 편파 판정 논란이 있긴 했지만 중국 대표팀이 거둔 호성적은 시 주석이 강조하는 '애국주의'를 고취하는 소재가 됐다.
중국은 대회 폐막 전날인 19일까지 금메달 9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의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을 거두며 미국에 한 계단 앞선 3위에 자리했다.
하지만 중국은 올림픽 개최를 통한 대외 관계 호전이라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을 비롯한 서방 일부 국가들이 신장(新疆) 소수 민족인 위구르족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번 대회가 '중국의 굴기'에 대한 외부의 경계를 누그러뜨리는 한편 평화를 중시하는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의 위상을 굳히는 기회가 되기엔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우선 신장 출신 위구르족 스키 선수 디니거 이라무장과 2020년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지역인 갈완 계곡에서 벌어진 양국 군인들 간의 '몽둥이 충돌'에서 다친 인민해방군 장교 치파바오를 성화 봉송 주자로 각각 내세운 것이 논란을 일으켰다.
신장 인권 탄압을 명분으로 외교 보이콧을 선언한 미국은 중국이 이라무장을 내세움으로써 인권 문제로부터 시선을 돌리려 한다고 비판했고, 인도는 '올림픽의 정치화'라며 뒤늦게 외교 보이콧 대열에 합류했다.
또 시 주석은 올림픽을 계기로 한 외교에서도 18개국과 정상회담을 했지만 치열한 미중 전략경쟁의 여파 속에 '평화에 대한 기여'보다는 러시아와의 협력 심화를 통한 '진영 강화'가 더 부각됐다.
시 주석은 개회식 당일인 4일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계기로 서방과 러시아가 대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러시아 입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서방과의 대치선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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