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외무 장관, 도하서 한·미·유럽 17개국 대사와 회동
인도적 지원·인권 문제 등 논의…한국과 접촉은 3번째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탈레반의 아미르 칸 무타키 외교부 장관 대행이 카타르 도하에서 한국, 미국, 유럽 등 17개국 대사와 회동하고 인도주의적 지원 문제 등을 논의했다.
17일(현지시간) 외교 당국 관계자와 아프간 외교부 등에 따르면 전날 카타르 도하에서는 무타키 대행, 최태호 주아프간 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같은 회동 자리가 마련됐다.
탈레반이 지난해 8월 아프간을 장악한 후 무타키 대행이 최 대사와 접촉한 것은 이번이 3번째다. 무타키 대행은 지난해 10월 27일과 12월 1일에도 최 대사가 포함된 대사 일행과 회동한 바 있다.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관 직원들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할 때 탈출, 현재 도하에 임시 사무소를 마련한 상태다. 도하에는 탈레반의 대외 창구 격인 정치사무소가 있다.
아프간 외교부는 전날 "이번 회의에서는 아프간의 경제적 상황, 인권, 인도적 지원, 교육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전 회동과 마찬가지로 양측은 비슷한 주제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면서 상황을 공유한 것이다.
이와 별도로 무타키 대행은 지난 14일에는 카타르 등 중동 걸프 지역 국가 대표들과 면담했고, 15일에는 유럽연합(EU) 대표단과 회담을 했다.
현재 국제사회는 탈레반 정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상태다. 아프간에서 대사관을 운영하는 나라도 파키스탄,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등 소수에 불과하다.
탈레반은 집권에 성공한 뒤 여성 인권 존중, 포용적 정부 구성 등 여러 약속을 했지만 상당 부분은 아직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각국은 탈레반의 약속 준수 상황을 지켜보며 외교 관계 수립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은 현재 해외 원조 감소, 해외 자산 동결, 자연 재해 등으로 인해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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