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신규환자 4천명 넘어…시진핑, 홍콩 방역 압박(종합)
의료체계 한계…현지매체 "1만2천여명 병상부족으로 대기중"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온 홍콩에서 16일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처음으로 4천명을 넘어섰다.
의료체계와 방역 역량이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현지 친중 매체를 통해 홍콩의 방역 강화를 압박하고 나섰다.
홍콩 당국은 이날 신규 환자가 4천285명, 예비 확진자가 7천명이라고 발표했다. 사망자도 9명 추가로 발생했다. 홍콩에서는 의료기관에서 1차 판정 이후 당국의 2차 판정을 거쳐 환자 수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 14일 신규 환자가 처음으로 2천명을 넘어선 지 이틀만에 두배로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말까지 홍콩의 누적 환자는 1만2천명대였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 출현과 함께 올해 들어 환자가 급증하면서 지난 한달 반 동안의 신규 환자가 지난 2년간의 누적 환자 수를 훌쩍 넘어버렸다.
인구 740만여명인 홍콩은 이날로 누적 환자가 3만명을 넘어섰다.
환자가 급증하면서 사망자도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는 3세와 4세 아동도 포함돼 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료계는 검사 병목 현상으로 실제 신규 환자 규모는 당국이 발표하는 것보다 3배 이상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자체 추산 결과 코로나19 환자 1만2천여명이 병상 부족으로 대기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친중 매체 문회보와 대공보는 이날 "시진핑 주석이 홍콩 정부에 코로나19 방역이 최우선이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상황을 가능한 한 빨리 통제하고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시 주석은 자신이 홍콩 상황에 우려하고 홍콩 주민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음을 한정 부총리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게 전달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두 신문은 시 주석이 언제, 어디에서 그런 발언을 했는지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시 주석의 이례적인 직접 개입으로 홍콩이 더 넓은 범위의 봉쇄와 더 강력한 방역 정책을 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해당 보도는 람 장관이 도시 전면 봉쇄 계획은 없다고 밝힌 다음날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비안 잔 홍콩중문대 교수는 블룸버그에 "해당 메시지는 중국 정부가 홍콩 정부의 팬데믹 통제와 관련해 인내심을 잃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마이클 데이비스 전 홍콩대 교수는 "시 주석은 더 강력한 행동을 주문하면서 홍콩의 환자가 폭증하는 상황에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며 "아마도 시 주석은 중국의 다른 도시들에서 행해진 것처럼 홍콩에서도 봉쇄를 밀어붙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람 장관은 해당 보도가 나오자 성명을 통해 "코로나 통제를 최우선시할 것"이라며 "시 주석의 지시에 따라 홍콩 정부는 코로나19 통제의 주된 책임을 지고 모든 자원과 수단을 동원해 공중 보건과 사회 안정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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