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산 '유기농 면' 인증시스템 허점투성이…상당수 가짜"<NYT>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최근 유기농 면으로 만든 의류가 비싸게 팔리고 있지만, 주요 면화 공급국인 인도의 인증 시스템이 허점투성이여서 인증 제품 상당수가 가짜일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다수 의류 브랜드는 화학 비료와 농약, 유전자 조작 종자를 쓰지 않은 유기농 면 제품을 일반 면으로 만든 제품보다 비싸게 팔고 있다.
인도는 세계 유기농 면화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공급국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유기농 면화 재배가 48% 증가했다는 통계가 나온다.
하지만 유기농 면 인증 시스템이 불투명해 사기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NYT의 지적이다.
소비자들은 의류 브랜드를 보고 유기농 면이라고 믿지만, 의류 회사들은 외부 기관의 인증에만 의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증은 현지 업체들에 의해 불투명하게 이뤄지며, 1년에 한 차례 검사하거나 소수의 농장을 무작위 방문하는 방식인 경우가 많다고 NYT는 전했다.
한 컨설팅회사 관계자는 인도산 유기농 면이라고 팔리는 제품의 50∼80%는 가짜라고 추정했고, 유기농 면 인증 제품 판매를 중단한 한 의류 브랜드는 "매년 팔리는 유기농 면은 실제 재배되는 양보다 훨씬 많다"고 전했다.
정작 유기농 면이 일반 면보다 품질이 떨어져 최근 수년간 농민들이 의류 브랜드에 일반 면보다 싸게 유기농 면을 넘기는 상황도 발생해 많은 유기농 면 재배업체들이 파산했다고 한다.
지난해 유기농 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중간 유통업자들이 일반 면화를 유기농 면이라고 속이는 등 이익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농무부는 투명성 결여를 이유로 지난해 인도 당국의 감독을 받는 업체가 인증한 유기농 제품에 대한 인증 협정을 종료했고,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1월 5개 인증업체가 승인한 인도산 유기농 면을 수입하지 않기로 했다.
인도 정부는 이후 이들 업체에 벌금을 부과하고 신규 가공·수출업자로 등록하지 못하도록 했다.
NYT는 이는 인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면서, 주요 면화 공급국인 중국과 터키에 대해서도 유사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유기농 면이 진품임을 보증하기 위해서는 믿을만한 기관을 통해 재배 농가에 직접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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