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파트 월세 낀 거래 작년 7만1천여건…통계 집계 이래 최다
임대차 거래서 차지하는 비중도 37%로 치솟아…금천구 56%로 최고
대출규제 강화·금리인상·계약갱신기간 종료로 월세 전환 가속화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서울의 지난해 월세 거래량이 7만건을 돌파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월세가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이날까지 신고된 건수를 기준으로 총 7만1천7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것이다.
임대차 계약은 전세·월세·준월세·준전세로 분류된다.
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인 임대차 거래, 준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인 거래, 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거래를 뜻한다.
전세를 제외한 월세·준월세·준전세를 포함한 지난해 전체 월세 거래량은 종전 최다였던 전년도의 월세 거래량(6만783건)을 넘어서며 최다치를 경신했다.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정해진 법정 기한 없이 세입자의 확정일자 신고를 토대로 집계된다.
월세 거래량은 2011∼2012년 2만7천∼2만8천건대, 2013년 3만6천건대, 2014년 4만2천건대, 2015년 5만4천건대로 증가세를 보였으나 2016년부터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2018년에는 4만8천건대로 줄었다.
그러나 2019년 다시 5만건대로 올라선 뒤 2020년 6만건을 넘은 데 이어 지난해 또다시 최다치를 경신했다.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낀 계약이 차지하는 비율도 치솟았다.
지난해 월세가 낀 거래의 임대차 계약 비중은 37.4%로 2019년 28.1%, 2020년 31.1%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에 이르렀다.
특히 금천은 지난해 서울 25개 구 가운데 유일하게 월세 비중(56.1%)이 전세 비중(43.9%)보다 높았다. 직전 해까지는 금천구의 월세 비중이 30%를 넘은 적은 없었다.
거래량으로는 2020년 557건에서 지난해 2천139건으로 4배 가까이 폭증했다.
금천구는 서울에서 평균 아파트값이 가장 낮아 중산층과 서민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금천구에 이어 종로구(43.8%), 중구(43.5%), 강동구(42.5%), 강남구(41.6%), 마포구(40.9%), 관악구(40.2%) 등도 월세 낀 계약의 비중이 높은 지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월세 거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임대차 계약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은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전셋값 급등세가 지속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로 전세자금 대출까지 막히면서 무주택 서민들에게 전세가 더욱 요원한 상황이 된 것도 월세 전환 증가에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부터는 신규 취급되는 대출에서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이 되는 등 대출 규제가 한층 강화됐다.
여기에다 기준금리 상승 압박도 계속되면서 계약갱신청구 기간 2년이 도래하는 올해 8월부터는 전세 세입자들 가운데 상당히 많은 가구가 월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도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계약이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아파트의 경우 순수 전세나 순수 월세보다는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받는 준전세·준월세 형태의 계약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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