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문가 "'엄청난 대가' 우크라 침공, 생각하기 어려워"
산케이신문 인터뷰…"전쟁은 러시아를 '유럽의 북한'으로 만들 것"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계속 거론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침공 자체가 어렵다는 러시아 전문가의 분석이 일본 언론에 소개됐다.
이반 티모페예프 러시아 국제문제평의회 연구원은 12일 자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미·러 외교정책과 안보 분야 전문가인 그는 흑해의 실질 지배를 가능하게 하는 크림반도와 다르게 우크라이나를 지배하는 것이 러시아로서는 문제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침공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러시아가 친러파 무장세력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우크라이나 동부를 지배하더라도 안보상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만일 전쟁을 일으키면 러시아가 치를 대가는 인명 피해와 점령지 통치 문제 외에도 서방권의 경제제재와 국제적 고립 등 엄청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동유럽 국가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문제를 놓고 러시아 입장을 지지하는 중국조차도 전쟁에는 반대할 것이고, 우크라이나인 친족을 둔 러시아 국민의 대다수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나토 회원국의 결속과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증강을 가속하게 된다는 점도 러시아가 전쟁을 선택할 수 없는 하나의 이유로 꼽았다.
티모페예프 연구원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현재의 긴장상태에 대해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힘을 과시하는 관례적인 외교수단으로 봐야 한다며 무력 행사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사견을 전제로 러시아 정부도 NATO 비확대 요구를 관철할 수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보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우려에 서방권이 귀 기울이게 하는 것이 러시아가 세운 전략 목표의 하나인데, 여하튼 최소한 협상에 끌어들이는 데는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앞으로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전쟁, 긴장유지, 관망 등 3가지로 진단했다.
전쟁 시나리오에 대해선 러시아를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유럽의 북한'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이 낮다고 거듭 강조했다.
러시아가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긴장 상태를 유지하는 시나리오에선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결국 긴장 완화 쪽으로 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가 모든 군사적 행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뒤 정세를 관망하는 것을 향후 예상 가능한 유력한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티모페예프 연구원은 미국과 러시아가 타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군사 장비를 두지 않는다고 비공식적으로 보증하는 대신에 러시아는 동맹국인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하지 않는다고 약속하는 것을 한 예로 들었다.
그는 이런 식의 타협은 지역 정세를 안정시키고 서방 국가들 입장에선 전쟁을 막았다고 자랑할 여지를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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