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축구 선수 고양이 학대 논란…벌금 폭탄·후원 중단
주마, 키우던 고양이 폭행 영상 확산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소속 선수 쿠르트 주마(27)가 키우던 고양이를 학대해 논란이 일며 그에 대한 벌금과 후원 중단 조치가 이뤄졌다.
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국적인 수비수 주마가 고양이를 걷어차고 손으로 때리는 장면, 고양이를 향해 신발을 집어 던지는 장면 등이 담긴 영상이 최근 온라인에서 확산했다.
이 영상은 주마의 형제가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것이었다.
주마의 처벌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 약 20만명이 참여하는 등 논란이 커진 가운데 구단 측은 이날 주마에 대해 '가능한 최대' 수준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웨스트햄은 "그가 매우 후회하고 있다"면서 주마가 구단의 벌금 결정을 즉각 수용하고 벌금을 동물 보호단체에 기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EPL 규정상 벌금 상한액은 선수의 2주치 주급이다. 주마의 급여 수준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지 매체들은 25만 파운드(약 4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아디다스는 주마와의 스포츠용품 후원 계약을 종료했다. 아디다스는 자체 조사를 마친 뒤 결론을 내렸다며, 주마가 더는 아디다스 계약 선수가 아니라고 밝혔다.
동물복지단체 영국동물학대방지협회(RSPCA)는 주마가 키우던 고양이 2마리를 맡아서 보살피고 있으며, 경찰 협조하에 이번 사안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안의 여파는 주마 개인뿐만 아니라 구단에도 미치고 있다.
보험·투자 업체인 바이탤리티, 관광 관련 업체인 익스페리언스 키시미는 웨스트햄과의 후원 계약을 중단한다고 표했다. 맥주업체인 하이네켄 영국은 이번 사안에 놀라움을 표하며 구단 측 조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웨스트햄 측은 "동물 학대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싶다"고 밝히는 등 논란을 진화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리그 4위로 선두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웨스트햄은 8일 왓퍼드와의 경기에서 주마를 선발 출전시켰고, 팀은 1-0으로 승리했다.
데이비드 모예스 웨스트햄 감독은 자신이 동물 애호가라면서도 "팀을 위해 옳은 일을 해야 한다"고 기용 이유를 밝혔다.
이날 경기에서는 상대팀 팬뿐만 아니라 웨스트햄 팬 일부도 주마를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고 AFP는 전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