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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GM 노동자들, 거대 노조연합체 대신 '독립노조'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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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GM 노동자들, 거대 노조연합체 대신 '독립노조' 선택
USMCA 이후 멕시코 노동권 향상 시험대…저임금 개선 나설 듯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 멕시코 공장의 직원들이 노동자 권익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거대 노동조합 연합체 대신 자체 독립 노조를 택했다.
3일(현지시간) 멕시코 연방 노동당국에 따르면 중부 과나후아토주 실라오의 GM 공장에서 지난 1∼2일 치러진 노조 선정 투표에서 '국가자동차산업독립노조'(SINTTIA)가 76.5%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6천여 명의 노동자가 향후 자신들을 대변할 노조를 뽑은 이번 투표엔 총 4개의 노조가 출마했는데, 공장 설립 초기부터 25년 넘게 노동자들을 대표해온 멕시코 최대 노조 멕시코노동자연맹(CTM)의 득표율은 5%에도 못 미쳤다.
이번 투표는 저임금에 시달려온 멕시코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중요한 시험대로 여겨졌다.
북미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멕시코 노동권 향상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 가늠할 기회였기 때문에 미국과 캐나다도 예의주시해 왔다.
지난 2019년 멕시코 정부는 노조의 결정이 조합원 비밀투표를 통해 이뤄지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해 노동권을 확대하는 개혁을 시행했다.
USMCA 협상 과정에서 멕시코의 저임금 노동환경이 미국의 일자리 손실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한 미국 측의 압박에 따른 것이었다.

멕시코에선 사측·정치권과 유착한 부패한 노조가 노동자들 모르게 낮은 임금 등 불리한 노동조건에 합의하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
멕시코 정부는 노동자들이 기존 노조를 계속 인정할지도 투표로 결정하도록 했고, GM 실라오 공장도 이에 따라 지난해 투표를 통해 기존 CTM 노조의 불신임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의 조작 의혹으로 투표가 한 차례 중단되고, 미국 정부가 USMCA의 '노동 신속대응 메커니즘'을 처음 꺼내 들어 멕시코 정부 측에 분쟁 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노동자들이 직접 택한 SINTTIA는 향후 사측과의 협상에서 임금의 대폭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GM 공장 노동자의 시급이 18∼32달러인데 반해 멕시코 노동자들은 하루에 25달러(약 3만원)를 번다.
SINTTIA에 표를 던진 헤수스 바로소는 로이터통신에 "11년을 일하고도 하루에 480페소(약 2만8천원)를 가져간다. 신물이 나서 이런 결정을 했다"며 "가족에게 더 질 좋은 삶을 제공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노동단체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는 이날 트위터에 "GM 실라오 공장의 용감한 노동자들이 진정한 변화를 택했다"며 "멕시코뿐만 아니라 전 세계 노동자들의 승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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