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니비사우 정부청사 총격전 6명 사망…대통령 "마약조직 연루"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서아프리카 기니비사우의 정부 청사 주변에서 벌어진 5시간 동안의 총격전으로 인해 최소 6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간) 국영라디오를 인용해 보도했다.
국영라디오는 전날 이뤄진 공격에 가담한 4명이 숨지고 대통령 경호실 2명도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우마로 시소코 엠발로 기니비사우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당초 알려진 대로 군부의 '쿠데타 기도'라기보다는 마약 조직이 연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상자가 다수라고 밝혔다.
엠발로 대통령은 전날 밤 정부가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면서 마약 조직이 자신을 비롯해 각료들을 살해하려 했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그는 정부 청사 안에서 내각 회의를 주재하고 있었다.
기니비사우는 남미 콜롬비아산 마약이 유럽으로 가는 중간 기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엠발로 대통령은 자신이 최근 마약 불법거래 조직과 부패 단속에 대한 조치를 한 것이 이번 공격의 도화선이 됐다는 식으로만 얘기하고 더 자세히 밝히지는 않았다.
15개 회원국을 둔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의 장-클로드 브루 집행위원장은 트위터에 올린 포스트 글에서 군부가 이번 쿠데타 기도의 책임이 있다고 해 엠발로 대통령의 설명과 온도차를 보였다.
앞서 ECOWAS는 물론이고 아프리카연합(AU), 기니비사우의 식민종주국인 포르투갈, 포르투갈 출신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까지 나서 총격전과 쿠데타 기도에 일제히 우려를 표했다.
프랑스도 이날 쿠데타 기도를 비난하면서 기니비사우 주재 대사가 엠발로 대통령을 예방해 총격전 당시 그가 보여준 침착함을 높이 평가했다.
수도 비사우에선 상점과 은행이 다시 문을 여는 등 평온을 되찾고 있다.
서아프리카에서는 지난주 부르키나파소에서 군사 쿠데타가 발생한 것을 비롯해 지난 18개월 새 말리, 기니 등 3개국에서 연쇄 쿠데타가 일어나 이번 사건도 군사정변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인구 200만 명 정도의 기니비사우는 아프리카 최빈국의 하나로 1974년 독립 이후 10차례의 쿠데타 혹은 쿠데타 기도를 경험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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