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에 전례 없는 제재"…우크라 "누구도 안전치 않아" 경고
美국방부 "러에 크림병합 때도 못 본 제재…외교 여지 아직 남아"
주미우크라대사 "러, 우크라로 끝나지 않아…주변국 계속 침공"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좀처럼 가시지 않는 가운데 미국은 실제로 침공이 이뤄질 경우 전례 없는 대러시아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고 거듭 경고하면서도 외교의 여지 역시 여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경제적 결과가 뒤따를 것임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매우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커비 대변인은 "일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실책을 저지르면 전쟁 억지 효과는 사라진다"며 이럴 경우 취해질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는 '2014년에도 검토조차 하지 않은, 이전에 보지 못한 것들이 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2014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했던 시기다.
그러면서도 커비 대변인은 "우리는 충돌할 필요가 없다"며 "여전히 외교의 여지와 공간이 있음을 믿는다. 여기서 해결책을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미국은 러시아가 언제든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고 강력한 제재를 경고하면서도 연일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지난 28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여전히 외교로 해결할 시간이 남아 있다는 점을 거듭 역설했다.
특히 밀리 의장은 실제 침공이 이뤄지면 엄청난 규모의 사상자가 나올 것이라면서 러시아 역시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이와 관련, 옥사나 마르카로바 미국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날 CBS에 출연, "우크라이나가 공격받으면 누구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카로바 대사는 "2014년 당시 푸틴이 우리를 공격한 이유는 그가 우크라이나를 원하거나 단지 우크라이나 때문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민주주의를 선택했고, 우리가 대서양과 유럽에 대한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아닌 서방과의 밀착을 택했고, 이를 위해 나토라는 미국과 유럽 동맹 가입을 원했기에 러시아가 침략했다는 의미다.
마르카로바 대사는 "우리는 소비에트 연방이나 러시아 연방의 일부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주권을 원하고,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가 공격을 받으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다른 국가에 대한 지속적인 침공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서방의 적극적인 개입을 압박했다.
그는 러시아의 침공 전망을 놓고 미국과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온도 차를 보이는 데 대해 "견해차가 있을 수 있지만, 미국은 우리의 제1 전략적 동반자다. 특히 지난 1년간 우리 관계는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고 해명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했다고 강조하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서방 지도자들은 내일 당장 전쟁이 날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서방의 경고가 자국 경제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주장해 엇박자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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