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영웅' 뉴질랜드 총리, 오미크론 확산 속 지지율 급락
취임 후 최저 35%…방역규제 장기화 속 민생고 때문인듯
경기악화·물가상승…국민 49% "경기 더 나빠질 것" 비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 국면에서 뉴질랜드를 방역 선진국으로 이끌어 국내외의 호평을 받았던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유행 장기화에 따른 경기악화와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한 민생고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뉴질랜드텔레비전(TVNZ) 1뉴스와 글로벌 컨설팅업체 칸타르가 22∼26일간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아던 총리의 지지율은 35%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1월초 진행한 같은 여론조사에서보다 4%포인트 하락한 것이고, 2017년 총리직을 맡은 이후 최저치다.
아던 총리의 지지율은 뉴질랜드 주요 정치인 가운데선 여전히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의 크리스토퍼 럭슨 대표의 지지율은 같은 기간 4%에서 17%로 무려 14%포인트나 뛰었다.
아던 총리가 이끄는 집권 노동당의 지지율은 40%로 직전 조사보다 1%포인트 내렸다. 국민당의 지지율은 28%에서 32%로 4%포인트 올랐다.
이번 조사는 점진적 완화 추세였던 방역 규제를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을 막기 위해 다시 강화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 과도한 조처라는 반발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다만, 아던 총리는 1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결과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맞서기 위해 정말로 어려운 결정을 내렸음에도 현 정부를 (뉴질랜드 국민이) 여전히 아주 강하게 지지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개월을 돌아보면 뉴질랜드에 정말로 힘든 시기였고, 우리는 몇가지 정말 힘든 결정을 내려야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결정들을 여전히 절대적으로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뉴질랜드에선 27일 하루 34건의 오미크론 변이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보건 당국자들은 몇 주 안에 신규확진자 수가 하루 1천명 안팎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49%)가량은 뉴질랜드 경제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질랜드의 경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본 응답자는 22%에 그쳤다.
가디언은 뉴질랜드 경제 전망을 밝게 보는 여론조사 응답자 비율이 지난 2년간 꾸준히 감소해 왔다면서, 급여 수준에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과 물가가 끊임없이 올라 삶의 질이 악화한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27일 발표된 뉴질랜드의 2021년 4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5.9% 상승해 199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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