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푸틴, 전쟁 대신 안보·군축의 유산 택하길"…협상복귀 촉구(종합)
"우크라 침공시 러·독 가스관 개통 못해…중국도 러에 영향력 행사해야"
동유럽 파병 대기명령 내려진 8천500명에 최정예 82·101공수사단 포함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백나리 특파원 = 미국은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의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며 러시아가 협상 테이블에 복귀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정무차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안전보장 요구에 대한 미측의 서면 답변을 검토 중이라면서 러시아가 협상을 거부할 경우의 상황도 준비돼 있다고 압박했다.
미국은 지난달 러시아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배제, 러시아 인근에 공격무기 배치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안전보장 협정 체결 문건을 건넨 데 대해 전날 서면 답변을 러시아에 전달했다. 나토도 별도의 문건을 전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전날 러시아에 진지한 외교적 방법을 제시했다면서도 핵심 쟁점에서 양보한 것은 없다고 밝혔고, 러시아에서도 낙관적 내용이 별로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뉼런드 차관은 수십 시간의 협의를 거쳐 미국과 나토가 각각 서면답변을 전달했다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대화 제의를 거부할 경우 그 대가는 신속하고 엄중해야 한다는 점에 단합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 문건을 전달받아 검토 중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푸틴 대통령이 전쟁이란 유산 대신 안보와 군축의 유산을 위한 진정한 기회를 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이제 공은 러시아 코트에 있다고 한 뒤 미국은 미러 양자는 물론 나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등이 참여하는 어떤 형식의 회담에도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뉼런드 차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이 어떤 식으로든 개통되지 못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또 중국에 대해 우크라이나에서 충돌이 생기면 세계 경제와 에너지 부문에 중대한 타격을 줘 중국에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활용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에 대비해 미국이 동유럽 파병 대기 명령을 내린 병력 8천500명 중에는 최정예로 꼽히는 미 육군 82공수사단과 101공수사단이 포함됐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82공수사단과 101공수사단, 4보병사단 등 10여개의 기지에 있는 부대에 파병 대기 명령이 내려진 상태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이 파병 명령을 내릴 경우 82공수사단과 101공수사단의 일부가 가장 먼저 출격하는 병력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2명의 국방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82공수사단은 작년 8월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때 철수지원을 위해 8월 중순에 아프간에 긴급 투입됐다가 맨 마지막으로 카불 공항을 떠나며 20년에 걸친 미국의 아프간 전쟁에 종지부를 찍은 부대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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