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위협 속 대만 전투기 조종사 부족 '심각'…"50년 걸려야 해소"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 군용기들의 잇단 무력 시위에 맞서 대대적인 공군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대만이 전투기 조종사 부족사태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정부가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의식해 대대적인 전투기 증강 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조종사 양성이 따라주지 못해 대응 전력 확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만 TVBS 방송 등은 대만 공군이 중국군의 무력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최신 개량형 F-16V 전투기 등의 구매에 나서고 있지만 조종사 부족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27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군사 전문가를 인용, 조종사 양성 속도가 전투기 도입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최신형 F-16V가 지상에서 대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연합보는 대만 공군이 조종사 부족에 시달리는 이유로 저출산 문제과 높은 근시율, 비행 훈련 시간 부족 등을 꼽았다.
신문은 대만군이 2019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만 판매를 승인한 F-16V 전투기 66대를 추가로 들여와 동부 타이둥 즈항 기지에 배치할 계획이라면서 이에 대한 인력 수급 방안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만이 현재 보유한 전투기는 400여 대로 이중 대부분이 노후한 F-16A/B형, 대만 국산 전투기 IDF(경국호), 미라주-2000, F-5E 기종이다.
여기에 각종 정찰기, 수송기 및 훈련기 등을 합치면 550여 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옌팅(張延廷) 전 대만 공군 부사령관(예비역 중장)은 대만이 구매한 F-16V 전투기 가운데 56대는 단좌형, 10대는 복좌형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기준에 따르면 조종사가 108명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매년 배출되는 F-16 조종사가 14명인데 반해 퇴역하는 조종사가 12명으로 108명을 보충하려면 앞으로 50여 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옌팅 예비역 중장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퇴역 전투기 조종사를 대상으로 고정 급여를 제공하는 방식의 '예비 비행대대'를 창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전투기 조종사의 퇴역 시기를 고려해 60세 이하 연령의 '갑'군과 60세 이상 연령의 '을'군 등으로 부대 편성을 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퇴역한 갑군 조종사에게 비행 훈련 교관 임무를 주로 맡도록 해 교관급 조종사의 비행 부담을 줄여주고, 퇴역한 지 비교적 오래된 을군의 조종사는 매달 2차례의 항공기 모의 실험기를 활용한 훈련 실시에 투입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야당인 민중당의 장치루(張其祿) 입법위원(국회의원)도 "일선 전투기 조종사들은 항상 중국 군용기의 진입에 대응해야 한다"면서 퇴역 조종사들이 훈련 임무를 지원하면 조종사 부족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1일 대만 최신 개량형 전투기 F-16V가 훈련 도중 해상에 추락한 소식을 전하면서 중국군의 잇단 공중 무력 시위에 대응하는 데 따른 대만 공군의 피로도와 조종사 훈련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jinbi1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