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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공 시나리오 뭘까…' 러시아 변칙 전술에 우크라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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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공 시나리오 뭘까…' 러시아 변칙 전술에 우크라 전전긍긍
국경지역 암모니아공장 가스 유출 조작하고 병력 진입 가능성 대두
러, 2014년 크림반도 병합때도 '은근슬쩍' 침공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 특유의 기만적 전술 때문에 어떤 식으로 전쟁이 시작될지 알 수 없어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많은 군사전문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만약 침공한다면 대규모 전차부대 돌격전이나 폭격 등 전면전을 택하기보다 다양한 소규모 변칙 전술을 쓸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전쟁 의도가 없었다는 모양새를 취해야 이후 본격적인 침공을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나리오상 러시아의 첫 공격은 다양한 형태로 시작할 것으로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일례로 동부 분쟁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발전소를 점거하는 상황으로 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
아니면 분리파가 점령한 지역 상공에 가스를 뿌려 현지 암모니아 공장에 큰 고장이 난 것처럼 위장하고 수리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군병력을 보낼 수도 있다.
러시아는 분쟁지역 수만명의 분리주의자에게 시민권을 부여해 놓았다. 이들을 암모니아 가스 유출 사고로부터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이달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기관이 제기한 유력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이 공장은 국경과 수㎞ 떨어진 곳에 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가 공장지역에 가스통을 옮겨놓았다고 공개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지역에 12만7천명의 병력을 배치한 상태다.
드미트리 아담스키 이스라엘 라이히만대 교수는 "이와 같은 대규모 배치는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예상하게 하지만 동시에 전술적 의도를 숨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상황을 불확실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계속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이 없다고 밝혀 왔다. 도리어 국경 근처에서 이뤄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군사훈련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이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는 첫 도발을 어떤 식으로 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도록 다양한 전략 레퍼토리를 갖추고 있다고 분석한다.
러시아는 앞서 2014년 크림반도를 침공할 때도 그랬다. 당시 크림 자치공화국 의회가 러시아와 병합을 결의하자 러시아군이 진입해 점령했다.
이때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휘장이나 부대 마크도 없는 군복을 입은 '미스테리한' 모습의 병사들이 갑자기 크림반도에 나타났다. 러시아 정부는 처음에는 군사적 개입을 부인했으나 이후 이들이 러시아군이라고 인정했다.

사실 러시아는 소련 시절부터 '프라하의 봄'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 체첸 분쟁까지 모든 군사적 행동을 변칙적인 위장·기만 전술로 시작했다.
전면전보다는 절제된 급습 형태의 침공은 나토 연합국을 분열시키려는 러시아의 전략 목표에도 부합한다.
일부 국가는 러시아의 제한적인 군사 행동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데 반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주 러시아가 경미한 수준의 침입을 할 경우 강력 대응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뉘앙스로 발언하면서 서방의 분열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지역의 자국민이 위험한 상황에 부닥치면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자국민은 분쟁지역에 있는 수만명의 시민권자를 뜻한다.
콘스탄틴 가브릴로프 오스트리아 유럽안보협력기구 대사는 최근 "우리 시민을 공격하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히 경고했다.
그는 "개는 짖지만, 늑대는 문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보여준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군인들은 이와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안절부절못하는 상황이다. 군인들은 동부지역에서 이미 8년간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과 교전을 벌여 왔다.
군에서 대민 업무를 담당한 세르게이 고수코 중위는 NYT와 인터뷰에서 이같은 답답함을 호소했다.
"러시아의 침공은 이곳에서 일어나겠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향후 움직임을 전혀 알 수 없는 체스를 두는 것과 같은 상황인데,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할지 우리는 알 수 없다."
bana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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