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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옆에 놓고도 야자 열매 못 까먹는 침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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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옆에 놓고도 야자 열매 못 까먹는 침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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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옆에 놓고도 야자 열매 못 까먹는 침팬지
인간처럼 사회적 학습 통해 딱딱한 열매 까먹기 등 터득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침팬지가 야자수 열매의 껍데기를 깰 수 있는 도구를 옆에 두고도 집단 내에서 도구 사용법을 배우지 않으면 사용할 줄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침팬지가 혼자서 도구 사용법을 터득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처럼 사회적 학습을 통해 배운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지적됐다.
스위스 취리히공과대학교(UZH)에 따르면 이 대학 인류학 교수 카트라니 쿱스가 이끄는 연구팀은 기니 님바(Nimba) 산악지대의 야생 침팬지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침팬지가 도구를 이용해 야자수 열매 껍데기를 까먹는 것과 같은 복잡한 행동을 사회적 학습 없이 스스로 터득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네 단계로 실험을 설계했다.
우선 기름야자 열매와 딱딱한 껍데기를 깰수 있는 돌을 제공하고, 과육이 있는 열매나 쪼개진 열매 껍데기를 추가하거나 껍데기가 더 잘 쪼개지는 종의 열매를 제공하는 등으로 실험 상황을 바꿔가며 침팬지들의 반응을 살폈다.
이 야외 실험실에는 1년여간 모두 35개 침팬지 무리가 다녀갔으며 이 중 11개 무리가 돌이나 야자 열매 등 실험 도구에 관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암컷 침팬지 한 마리만 유일하게 과육을 먹었을 뿐 어떤 무리에서도 돌로 딱딱한 열매 껍데기를 깨거나 먹으려는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약 6㎞ 떨어진 곳에 서식하는 보소우(Bossou) 침팬지들이 돌을 이용해 야자 열매를 까서 먹는 것과는 사뭇 다른 것으로 지적됐다.
쿱스 박사는 "이는 침팬지가 인간처럼 (집단 내에서) 문화적 행동을 습득하고 혼자서 열매 껍데기 깨기 등과 같은 복잡한 도구 이용 행동을 만들어내지는 않는다는 것으로 시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인류학에서는 다른 개체의 행동을 보고 배우며 여러 세대에 걸쳐 기술을 축적하는 것은 인간만의 고유 행동인지를 놓고 논란이 돼왔는데, 일각에서는 인간과 가까운 침팬지가 도구를 이용하는 것은 사회적 학습이 아닌 개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란 가설을 제시해 왔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번 야생 침팬지 실험 결과는 인간과 침팬지의 문화적 진화 간에 일반적으로 추정하는 것보다 더 큰 연관성을 갖고 있으며, 인간의 문화 축적 능력이 침팬지와 진화적 기원을 같이하는 것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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