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당국 "햄스터→사람 코로나 전파 가능성 점점 확신"
"애완동물가게발 감염자들 바이러스의 유전적 코드서 차이 발견"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보건당국은 햄스터에서 사람으로 코로나19가 전파됐을 가능성에 점점 더 확신을 갖는다고 밝혔다.
홍콩 보건당국은 최근 햄스터 등을 파는 코즈웨이베이 애완동물 가게 점원이 코로나19 델타 변이에 감염된 사례와 관련해 추가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는데 이들의 바이러스 유전자 코드가 점원과 작지만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며 20일 이같이 밝혔다.
당국은 "사람 간 전파가 이뤄질 경우에는 바이러스가 거의 동일하다"며 "바이러스의 유전적 변이가 있다는 것은 햄스터에서 사람으로 바이러스가 옮겨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해당 가게와 또 다른 햄스터 가게를 찾은 손님과 그 가족 등 5명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이 추가로 확인됐는데, 이들의 바이러스의 유전자 코드를 분석한 결과 점원의 유전자 코드와 조금씩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이들이 최초 감염이 확인된 점원에서 바이러스를 옮은 게 아니라, 애완동물 가게의 환경이나 혹은 집에서 키우고 있던 햄스터로부터 바이러스를 옮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홍콩 정부는 코즈웨이베이 애완동물 가게의 햄스터가 지역사회에 델타 변이를 전염시킨 것으로 의심되자 지난 18일 햄스터 2천 마리를 안락사시키기로 결정했다.
약 3개월 동안 델타 변이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홍콩 지역사회에서 갑자기 델타 변이 감염이 확인되자 당국은 해외에 다녀오지 않은 이 점원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이 '이상한 사례'라고 지적하며 조사 중이었다.
당국은 지난달 22일 이후 네덜란드에서 수입한 햄스터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고, 이들 햄스터의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햄스터에서 점원으로 바이러스가 옮겨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적 차원에서 햄스터들을 안락사시키는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동물보호단체 등은 동물에서 사람으로 코로나19가 전염된다는 실증적인 증거가 없다며 비판하고 있으며, 당국의 결정에 반대하는 온라인 청원에 수만명이 서명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린 당국자와 전문가들을 협박하는 사례도 발생하자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성명을 통해 "방역 노력을 향한 협박 등 비이성적인 태도를 강하게 비판한다"고 밝혔다.
홍콩에는 2019년 이래 네덜란드에서 약 1만6천 마리의 햄스터가 수입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밝혔다.
당국의 명령에 따라 시민들은 지난달 22일 이후 구입한 햄스터를 당국이 지정한 시설에 인계하고 있는데, 전염 공포 속에서 그 이전에 구입한 햄스터도 기르기를 포기하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사람들이 포기한 햄스터를 대신 맡아 키우겠다고 나선 이도 수천명이다.
동물보호단체 '홍콩 귀여운 햄스터 그룹'은 "다른 이들이 원하지 않는 햄스터를 대신 키우겠다며 연락을 해온 이들이 약 3천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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