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봉인해제' 시사로 안보리에 시선…中, 제재 반대할까
北연쇄발사 대응 안보리 회의 예정…규탄·제재 여부 중국이 '열쇠'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북한이 연쇄 미사일 발사에 이어 2018년부터 중단했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한반도 정세에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20일(뉴욕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논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준 동맹'으로 평가되는 러시아와 함께 대북 제재 또는 대북 규탄 성명 채택에 반대할지 여부는 향후 북미 갈등과 한반도 정세의 전개 방향에 변수가 될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제8기 제6차 노동당 정치국 회의 결과를 소개하면서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구축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자발적으로 선언했던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중단'이라는 '봉인'을 해제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었다.
올해 들어 북한이 잇달아 실시한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이 대북 제재 대상을 확대(북한 인사 5명)하는 독자 제재를 한데 이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상의 제재 대상도 같이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대미 강경 대응을 시사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등의 요청으로 한국시간 21일 새벽 열릴 안보리 회의는 향후 북미관계 및 한반도 정세의 향배에 분수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안보리 회의에서는 대북 규탄을 위한 성명 채택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이 독자 제재 대상에 올린 북한인 5명을 안보리 제재 대상에도 추가하는 방안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상정돼 있어 안보리 이사국의 반대가 없으면 20일(현지시간) 중으로 사실상의 대북 추가 제재가 이뤄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가진 중국이 대북 추가제재 또는 대북 규탄 성명 채택 여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형국이다. 또 다른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도 있지만 최근 중·러 관계의 전략적 밀월 양상으로 미뤄 두 나라는 대북 제재 문제에도 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미중관계가 협력의 공간을 찾기 보다는 경쟁 쪽에 방점이 찍혀 있는 현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과의 전통적 우호 관계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방안을 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우선 최근 중국은 북한의 연쇄 무력시위에도 대북 제재 및 규탄 대열과 분명히 선을 그으며 각국의 자제와 대화를 촉구하는 전통적인 대북 기조를 재확인시키고 있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안보리가 이른바 대북 제재 결의 초안을 토론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라며 "안보리 구성원들이 대국적인 견지에서 장기적으로 내다보며 현재 정세를 신중하게 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최근 북한이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중단해온 데 대한 보상 차원에서 안보리 대북 제재의 완화를 꾸준히 주장해왔다는 점도 이 같은 예상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베이징동계올림픽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라 안보리 제재가 북한의 무력시위 수위를 격상시킴으로써 '축제'를 망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중국 내부 논의과정에서 힘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외교가에서는 중국의 연쇄 무력시위가 최근 미중, 미러 관계의 '틈새'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전략경쟁이 심화하는 미중관계와 우크라이나 문제로 심각하게 대치 중인 미러 관계를 감안할 때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탄도 미사일 발사를 하더라도 안보리 논의에서 중국, 러시아가 미국의 강경 기조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연쇄 발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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