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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CEO "기후변화 대응, 정치 아니라 장기적 수익 위한 것"
달리오 "녹색경제 전환 너무 서두르면 그린플레이션"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이끄는 래리 핑크가 '탄소 없는 미래'를 계획하지 않는 기업은 뒤처질 것이라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랙록이 투자한 기업의 CEO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기후변화 정책을 도입하도록 요구하는 자사의 정책은 정치적인 목적이 아니라 장기적 수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주주 자본주의는 정치가 아니다"라면서 "사회적 또는 이데올로기적 어젠다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의 편지는 블랙록이 기후변화 등 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ESG) 이슈에 영향을 미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비판자들에게 대응한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핑크 CEO는 "우리가 지속가능성에 집중하는 것은 환경주의자여서가 아니라 자본주의자이며 고객을 위해 일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주 자산규모 10조 달러(약 1경1천905조원)를 처음으로 넘은 블랙록은 애플 등 다수 글로벌 대기업들의 주요 주주다.
국내에서도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 삼성물산, 삼성생명에 이어 보유한 상장사 시가총액이 4번째로 큰 증시의 '큰손'이다.
블랙록은 지난해 다른 금융서비스 업체들과 함께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점진적으로 탄소 순배출 제로(탄소중립·넷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블랙록은 또한 거대 석유기업 엑손모빌이 기후변화 대응에 미흡하다는 이유로 이 회사 이사 3명을 교체하는데 표를 던졌다.
블랙록 내부에서는 엑손모빌 주주총회 투표 이후 사회적 의식이 있는 투자자들에게 부합하는 동시에 석유·가스 기업과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일 사이의 균형을 놓고 고민이 많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WSJ에 따르면 핑크 CEO는 이번 편지에서 블랙록이 양쪽 정치적 진영 가운데 어느 쪽도 아니라고 강조하려 애썼다. 그는 기업이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세우는 것이 "당신 회사 주주들의 장기적·경제적 이익에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들은 계속 진화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다른 경쟁자에 의해 도태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또한 탄소 중립을 향해 이행하는 것은 모든 산업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핑크 CEO는 "기업들이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숙고하고 직원, 고객, 사회, 주주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때 더 좋은 실적을 낸다는 것이 우리의 확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는 화석연료에서 지나치게 빨리 벗어나면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17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지속가능성 주제 관련 행사에서 석유 생산업체들이 석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달리오는 녹색경제로 '스마트한' 전환을 촉구하면서 너무 서두르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비용 증가로 물가가 상승하는 '그린플레이션'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9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 문제는 세계 경제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상황이다.
달리오는 이미 극심한 인플레가 구매력과 자산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앞서 이달 이사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이사도 유럽의 탄소 감축 노력이 예상보다 더 인플레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탄소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세계적 노력으로 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과 중국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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