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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대낮 산책로서 23세 여성 피살…수만명 규탄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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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대낮 산책로서 23세 여성 피살…수만명 규탄시위
'묻지마 살인' 추정…"여성, 안전할 권리 있다"
북아일랜드·영국 전역에도 항의집회 들불 확산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아일랜드에서 20대 여교사가 대낮에 조깅 중에 살해되자 지난 14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아일랜드, 북아일랜드, 영국 등 주요 도시에서 여성을 겨냥한 묻지마식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아일랜드의 더블린·코크 등 주요 도시를 포함해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잉글랜드의 런던,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글래스고 등 영국 지역 내 주요 도시뿐 아니라 미국 뉴욕, 호주 브리즈번에서까지 총 수만명이 지난 12일 발생한 애쉴링 머피(23) 사망 사건을 규탄했다.
아일랜드 더블린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는 지난 14일 오후부터 수천명이 거리로 나섰으며, 두 국가 전역에서 100여개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더블린 의회 밖에서는 머피가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각인 오후 4시30분에 맞춰 시위자들이 1분간 묵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런던에서도 15일 오후 4시께 캠던 광장에서 진행된 조문에 수백명이 참석해 규탄 목소리를 높였다.
이뿐 아니라 토요일인 15일부터 이틀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글래스고, 미국 뉴욕, 호주 브리즈번 등 영미권 국가 등지에서 시위가 벌어졌다고 현지 매체 아이리시타임스는 전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고인은 지난 12일 오후 아일랜드 중부 오펄리주 툴라모어에서 운하를 따라 난 산책로에서 조깅하던 중 괴한에 살해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이뤄진 살인으로 추정된다며, 용의자를 쫓고 있다.
이처럼 20대 여성이 대낮에 공공장소에서 살해되는 일이 벌어지자,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전역에서는 여성의 안전이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분노와 슬픔이 들끓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신페인당 출신의 미셸 오닐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부수반은 벨파스트 시위 현장에서 "머피의 죽음을 기억하고자 전국의 주, 도시, 마을에서 사람들이 모였다는 사실이 곧 여성이 지금까지 줄곧 (범죄를) 당해왔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여성은 안전하다고 느끼고, 안전해질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오닐 부수반은 "이 사건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분수령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부총리 역시 "우리 사회는 여성을 표적으로 삼는 범죄가 전염병처럼 늘어나는 상황에 처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수천년 동안 이런 일이 상당히 많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pual0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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