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소년들, 고대한 춘제연휴 첫 이틀은 게임 못 한다
최대 게임사 텐센트, 9일 황금연휴 중 총 7시간으로 제한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게임 산업 규제가 날로 강해져 가는 중국에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올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첫 이틀 동안 온라인 게임을 아예 못하게 될 전망이다.
18일 기술 전문 매체 IT즈자(之家)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는 전날 공고에서 9일간 이어질 올해 춘제 황금연휴 기간 미성년자들이 총 7시간 게임을 즐길 수 있다면서 연휴 첫 이틀인 29일과 30일에는 게임 접속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미성년 이용자들은 연휴 나머지 날 밤 8∼9시 사이에만 총 1시간까지 게임을 할 수 있다.
중국의 연중 최대 명절인 춘제는 이달 29일부터 내달 6일까지 9일간 이어진다.
중국 당국은 작년 8월부터 어린이와 청소년 게임 중독을 막겠다는 명분을 앞세워 미성년자의 게임 가능 시간을 금∼일 또는 법정 공휴일 밤 8∼9시로만 제한하는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에 게임이 금지되는 춘제 첫 이틀인 이달 29일과 30일은 원래 미성년자의 게임이 허용되는 토요일과 일요일이다. 따라서 겨울방학을 맞은 중국의 미성년자 게이머들이 기대했던 '춘제 게임 대목'이 기대보다 축소됐다고 볼 수 있다.
텐센트는 이번 공고를 통해 겨울 방학 기간 미성년자들이 정해진 시간 외에 다른 편법을 동원해 자사 게임을 해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최대 회사인 텐센트의 춘제 기간 미성년자 이용 '추가 제한' 조처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가 현행 규정보다 더욱 엄격하게 미성년자 게임 이용을 제한하고 나선 것은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압박 기조 속에서 당국의 규제에 순응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이려는 노력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다.
마화텅(馬化騰·포니 마) 텐센트 회장은 작년 연말 내부 행사에서 "텐센트가 국가와 사회를 위해 서비스를 하는 과정에서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하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은 넘지 않는 가운데 조력자 및 연결자로서의 역할을 잘 해야 한다"고 언급해 시장에서는 그가 최대한 몸을 낮추고 당국을 잘 따르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 당국은 게임 산업을 국민들, 특히 청소년의 심신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 산업'으로 인식하고 강력한 규제를 가하고 있어 중국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의 사업에 큰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핵심 관영지인 경제참고보는 작년 8월 '정신적 아편'이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쓰며 텐센트 등 게임 관련 기업들을 비난하는 기사를 실어 파문을 일으켰고, 그 후 당국은 미성년자의 게임 시간을 금요일·주말과 휴일에 한정해 하루 한 시간씩, 1주에 총 3시간으로 제한하는 규제를 시행했다.
또 당국은 게임이 영화·드라마 등 대중문화와 마찬가지로 국민들의 정신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게임의 내용과 표현 수위에 관한 검열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당국은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 발급을 극도로 제약해 중국 안팎의 게임사들이 계획대로 신규 게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최근 수년간 매월 80∼100건의 새 게임 판호를 발급해왔지만 작년 7월을 마지막으로 아무런 설명 없이 게임 판호 발급을 중단한 상태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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