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아동들은 도둑"…혐오발언 프랑스 극우 대선후보 벌금형
한때 '마크롱 대항마'로 주목받던 제무르…지지율 4위로 밀려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 차기 대통령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극우 성향의 에리크 제무르가 이주민을 깎아내리는 발언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파리형사법원은 17일(현지시간) 방송에서 이주 아동들을 "도둑, 살인자, 강간범"이라 부른 혐의로 기소된 제무르에게 벌금형으로 1만유로(약 1천362만원)를 선고했다고 AFP, AP 통신 등이 전했다.
제무르는 지난 2020년 9월 쎄뉴스 방송과 인터뷰에서 보호자 없이 홀로 프랑스에 발을 들인 나이 어린 이주민들을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 되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에는 흑인과 아랍인에 대한 인종 혐오를 선동한 혐의, 2018년에는 이슬람교를 폄하하는 발언으로 종교 혐오를 선동한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다.
노골적으로 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난민과 이주민의 프랑스 유입에 반대하는 제무르는 유대인으로, 그의 부모 역시 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 프랑스로 넘어와 정착했다.
언론인 출신인 제무르는 한때 재선 도전이 유력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을 바짝 쫓는 듯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지지 기반을 잃어가는 분위기다.
여론조사기관 해리스 인터랙티브가 지난 7∼10일 18세 이상 성인 2천1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대선 1차 투표에서 제무르를 뽑겠다는 응답은 15%로 4위에 그쳤다.
마크롱 대통령을 택하겠다는 응답이 25%로 가장 높았고 우파 공화당 후보인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주지사와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가 각각 16%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프랑스 대선은 4월 10일 1차 투표에서 득표율 과반을 차지하는 후보가 없으면 1, 2위 후보가 4월 24일 결선 투표에서 맞붙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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