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관용 코로나 정책' 탓 미국 기업들 공급망 차질 우려
전문가 "중, 향후 2∼3주 코로나 통제 못하면 공급망 차질 전망"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 기업들 사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무관용 코로나 정책'으로 공급망 차질이 악화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내달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다시 전면 봉쇄의 칼을 뽑아들면서 2년간 심각한 공급망 문제를 겪으며 이미 벼랑 끝에 몰린 미국 제조업체들이 중국 내 공장과 항구 가동이 다시 중단될 가능성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무관용 코로나 정책으로 서부 시안과 북중부 허난성을 중심으로 전체 인구의 1.5%인 2천만명 이상이 이미 봉쇄 상태에 있고, 홍콩을 통해 중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항공편 중단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NYT는 특히 기업들은 이미 운송시간 연장, 인력 부족과 함께 원자재와 선적 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어서 추가로 공급망 문제가 악화할 경우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우한에서 처음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와 접촉자 추적, 격리 전략을 사용해 큰 효과를 봤으나 이 전략이 전염력이 월등한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의 봉쇄 조치가 중국의 공장 생산과 배송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은 제한적이다. 최대 항구도시인 상하이와 다롄, 톈진, 선전 등은 소규모 오미크론 확산에 대응해 부분 폐쇄만 했을 뿐 부두를 봉쇄하지는 않고 있다.
분석가들은 그러나 중국이 다음날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더 강력하게 코로나바이러스 원천 차단에 나설 경우 상품 흐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베이징시는 지난 15일 첫 오미크론 감염 발생 후 확진자의 주거단지와 직장을 봉쇄했다.
중국에서 광범위한 봉쇄가 더 확대되면 미국 전역의 공급망에도 영향이 미치면서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리고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악화시켜 바이든 행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크레이그 앨런 미중 무역 전국위원회(USCBC) 회장은 "중국이 코로나를 통제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정말 중요한 문제"라며 "만약 중국이 항구도시 봉쇄를 시작한다면 우리는 추가 공급망 차질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 내 많은 공장이 휴무에 들어가는 내달 음력설이 항구와 창고, 운송회사 등이 글로벌 공급망을 정상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해왔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은 이같은 기대에 찬물을 끼얹을 뿐 아니라 미국이 얼마나 중국 제품에 의존하는지 그리고 미국 내 공급망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드러내는 계기가 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새로운 인프라법을 통해 국내 항구 개선 등에 170억 달러를 투입하는 등 국내와 해외 모두의 공급망 병목현상 완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트럭 부족과 코로나19로 인한 인력 부족 등으로 국내 공급망 정상화도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제조업체들은 향후 수주간 중국에서 오미크론이 더욱 확산할 경우 현재 시안과 허난성에 내려진 봉쇄조치가 상하이와 톈진 등의 공장과 항만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반도체 컨설팅 업체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전략(IBS)의 핸델 존스 최고경영자(CEO)는 "현재의 봉쇄가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지만 중국이 앞으로 2∼3주간 코로나를 통제하지 못하면 공급망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지금이 바로 티핑포인트 같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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