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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에 특권없다…조코비치부터 영국총리까지 지구촌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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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에 특권없다…조코비치부터 영국총리까지 지구촌 들썩
일반 시민은 방역에 지쳐가는데 '특권의식' 비판 커져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유력 정치인이나 유명인들이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일이 반복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팬데믹이 3년차에 접어들면서 일반 시민들이 봉쇄와 행동 제한에 지친 터라 이런 '특권의식'을 보는 여론의 비판은 여느 때보다 날 선 모습이다.
17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020년 5월 20일 관저에서 열린 대규모 와인 파티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임 압박을 받고 있다. 당시는 영국에서 첫 봉쇄령이 내려졌던 때다.
존슨 총리는 이 외에도 코로나19 봉쇄 기간에 파티를 즐겼다는 의혹이 여러 번 불거졌고, 지지율도 크게 흔들려 정치 생명이 위기에 처했다.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움이 지난 12∼14일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존슨 총리가 속한 보수당 지지율은 31%로 야당인 노동당(41%)에 크게 뒤졌다.
보수당 활동가 대상의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3%가 존슨 총리의 즉각 사임을 지지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남자 테니스 단식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는 백신 미접종을 이유로 호주 오픈 출전이 결국 무산됐다.
조코비치는 이날부터 시작하는 호주 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 5일 입국했지만,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 바로 격리됐다. 호주에 입국하려면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한다.
이에 조코비치는 지난해 12월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완치됐다며 백신 접종이 면제되는 대상이라고 주장하면서 호주 정부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두차례 제기했지만 결국 16일 추방을 면치 못했다.
이번 일로 조코비치는 호주 오픈 4연패 기회가 무산된 것은 물론 앞으로 이 대회에 3년간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호주 현행법은 비자 취소로 추방된 사람은 원칙적으로 3년간 입국을 금지한다.
조코비치는 모국인 세르비아에서도 형사 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호주에서 법정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지난달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 14일 자가격리 규정을 지키지 않고 외부 일정에 참석한 드러났기 때문이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조코비치가 벌금이나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지난달 4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외무장관과 접촉하고 몇 시간 뒤 친구들과 나이트클럽을 찾아 새벽까지 머무른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야권을 중심으로 "무책임하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고, 마린 총리는 결국 사과해야 했다.
미국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봉쇄 중이던 2020년 11월 고급 프랑스식당에서 열린 생일 파티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났고, 결국 지난해 9월 주민소환 투표까지 이어지게 됐다.
투표 결과 주지사직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이중적인 행태로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었다.
지난 3일에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홍콩 대표 위트먼 헝(洪爲民)의 생일 파티에 200명이 넘는 사람이 참석해 논란이 됐다.
당시 홍콩에는 오미크론 변이 지역감염이 처음 확인돼 보건 당국이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파티에는 전인대 홍콩 대표 4명 중 2명을 비롯해 홍콩 입법회(의회)의 20% 넘는 의원이 해당 파티에 참석했고, 이들은 마스크를 벗은 채 식당 안을 돌아다니며 먹고 마시고 노래를 불렀다. 결국 이 일로 약 100명이 격리시설에 입소했다.
여론조사기관 홍콩민의연구소의 청킴와(鍾劍華) 부총재는 블룸버그에 "이번 파티 스캔들은 홍콩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홍콩 정부 전체는 점점 더 사회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엄격한 방역 정책에 지친 홍콩 주민은 부유한 특권층이 마침내 자신들이 겪는 고통을 똑같이 경험한다는 점을 고소해하며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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