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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관료, 작년 11월이후 외국 언론에 13통 항의서한"
AFP "2018년 이후 외국기자 비자 거부 네 차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에서 언론의 자유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홍콩 정부 관리들이 지난해 11월 이후 외국 언론사에 13차례 항의서한을 발송했다고 AFP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AFP는 "홍콩 정부 관리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좋아하지 않는 논평에 대해 항의서한을 발송했다"며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 선데이타임스에는 그들의 보도가 홍콩법을 위반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초 WSJ은 홍콩 입법회(의회) 선거를 앞두고 "선거 보이콧이나 백지투표는 홍콩인들이 정치적 견해를 표현할 마지막 수단 중 하나"라고 보도해 홍콩 정부가 발끈했다.
이외 다른 매체에서도 중국이 개편한 홍콩 선거제와 그에 따라 실시된 입법회 선거를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그때마다 존 리 홍콩 정무부총리, 폴 찬 재무장관 등이 해당 매체에 항의서한을 보냈다.
2020년 6월 30일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홍콩 내 취재 활동에 제약이 생겼다면서 홍콩 사무소 일부를 서울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여전히 AFP, 블룸버그, WSJ, CNN, 이코노미스트, 파이낸셜타임스(FT) 등 많은 주요 외국 언론사들이 아시아 본부를 홍콩에 두고 있다.
AFP는 "아직까지 해외 매체는 홍콩국가보안법의 타깃이 되지 않고 있지만 홍콩 정부는 자신들이 싫어하는 보도에 대해 점점 비판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이코노미스트의 홍콩 특파원의 비자 갱신이 거부됐는데, 2018년 이후 홍콩에서 외국 기자의 비자가 거부된 네번째 사례라고 AFP는 전했다.



홍콩기자협회장 론슨 챈은 외국 특파원들은 계속 홍콩에 남아 홍콩의 전개 상황을 지켜보기를 희망한다면서도, 당국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사람들은 빈과일보가 절대 폐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25년 역사를 지녔고 1천명이 넘는 직원을 둔 언론사였다"며 "그러나 빈과일보 역시 똑같이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당국이 지난달 29일 사옥을 급습하고 간부들을 체포하자 자진 폐간한 온라인 매체 입장신문(立場新聞)의 인터뷰 부국장이었던 챈은 "당일 경찰이 내 집 문을 두드렸을 때 놀라지는 않았다. 나는 정신적으로 준비돼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그들이 수색영장을 보여줬을 때 나는 떨었다"고 토로했다.
AFP는 "한때 언론 자유의 지역적 보루였던 홍콩에서 언론들은 '다음은 우리 차례인가?'라고 묻고 있다. 외국 언론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홍콩 온라인매체 인미디어의 전 에디터는 익명을 요구하며 "언론계 분위기가 전례없이 공포에 휩싸여있다"며 "위험을 평가하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록먼 추이 전 홍콩중문대 언론학 강사는 "저널리즘은 권력에 대해 진실을 말할 의무가 있다"며 "그러나 지금 진실은 홍콩에서 체제 전복적이다"라고 지적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2002년 처음으로 국가별 언론 자유도를 평가했을 때 홍콩은 18위였다. 그러나 지난해는 80위로 추락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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