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음, 첫 심방세동 촉발"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폭음이 첫 심방세동(a-fib: atrial fibrillation)을 촉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이따금 매우 빠른 속도로 수축, 마치 그릇에 담긴 젤라틴처럼 가늘게 떠는 상태가 되면서 심박수가 급상승하는 현상이다. 증상은 가슴 두근거림(심계항진), 호흡곤란, 무력감의 형태로 나타나며 심하면 실신하기도 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의대 심장전문의 그레고리 마커스 박사 연구팀은 아직 한 번도 심방세동이 나타난 일이 없는 사람이 프로 풋볼 결승전이 열리는 슈퍼볼 선데이, 독립기념일, 크리스마스 등 사람들이 술을 많이 마시게 되는 특정한 날에 급성 심방세동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급증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3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미국 50개 주와 세계 59개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년 1월 1일, 마틴 루터 킹 탄생일, 슈퍼볼 선데이, 서머타임 시작일, 아버지의 날, 미국 독립기념일, 크리스마스, 월드컵 축구 경기일 등 8개의 특정한 날에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2019년 캘리포니아주의 병원 응급실 방문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음주량이 늘어나는 이 8개의 특정일엔 다른 날보다 응급실을 찾은 급성 심방세동 환자가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런 환자 중에는 65세 이상인 사람이 가장 많았고 대부분은 전에 심방세동이 나타난 일이 한 번도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는 첫 심방세동 발작이 폭음으로 촉발됨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심방세동은 심장병이 있는 사람들에게 흔히 발생하지만 알코올 남용, 비만 같은 만성적인 건강 문제들과도 연관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따라서 심방세동 위험요인을 지닌 사람은 특히 폭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심방세동은 당장 생명에 위협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일이 잦을수록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 전문지 '네이처 심혈관 연구'(Nature Cardiovascular Research)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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