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폭행치사' 美 노숙자의 변명…"아시아계에 강도당했다"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60대 중국인을 뒤에서 공격해 숨지게 한 미국 뉴욕의 노숙자가 오히려 자신이 강도 피해자라는 핑계를 대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증오범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재러드 파월(49)이 법원에서 범행동기에 대해 전날 한국인과 일본인 남성에게 강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아시아계를 향해 특별한 악감정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파월의 주장은 형량이 무거운 증오범죄 혐의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한국인과 일본인에게 강도를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자신을 공격한 사람들의 인상착의에 대해선 말을 하지 않았다. 또한 노숙자인 그는 당시에 신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파월은 지난해 4월 뉴욕 맨해튼에서 61세 중국계 남성을 등 뒤에서 공격해 쓰러뜨린 후 바닥에 넘어진 피해자의 머리를 여러 차례 걷어찼다.
혼수상태였던 피해자는 지난달 31일 사망했다.
지난 2019년 미국에 이민한 피해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직한 뒤 생계를 위해 길거리에서 캔을 줍다가 폭행을 당했다.
가해자인 파월은 피해자가 강도의 일원이었고, 사건 당일 길거리에서 마주치자 자신을 언어적으로 위협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뉴욕 경찰(NYPD)은 거리에 설치된 카메라의 동영상을 검토한 결과 파월과 피해자는 이전에 접촉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파월의 공격은 아시아인을 향한 증오범죄라는 이야기다.
한편 NYT는 아시아계에 대한 뉴욕의 증오범죄는 지난해 11월까지 128건이 신고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의 28건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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