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01.24

  • 20.61
  • 0.83%
코스닥

677.01

  • 3.66
  • 0.54%
1/3

131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급물살…정부, 자격요건 마련키로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131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급물살…정부, 자격요건 마련키로
공운법 국회 본회의 처리시 올해 하반기부터 비상임 1명 선임 의무화
노동계 "노사갈등 줄어들 것"…재계 "경영환경 악화 우려"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곽민서 김다혜 기자 = 5일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개정안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하면서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이 조만간 현실화할 전망이다.
오는 11일 공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131개 공공기관은 올해 하반기부터 노동자 대표 추천이나 동의를 받은 비상임 이사 1명을 포함해 이사회를 꾸려야 한다.
노동계는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으로 노사 갈등이 줄어들고 사회적 대화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재계는 노동이사제가 공공부문을 넘어 민간으로 확산하면 기업 경영 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공공기관 이사회에 노동자 대표 참여…11일 국회 본회의 통과할 듯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대표가 기업의 이사회에 참여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함께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노동자의 경영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경영진과 주주뿐 아니라 노동자도 기업에 중요한 지분을 갖는 이해당사자라는 인식이 제도의 기저에 깔려 있다.
노동이사제는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서 주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6년 서울시가 산하 투자·출연기관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면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노동이사제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활발해졌다.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 법안은 과거 17·19·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으나 찬반 의견이 부딪쳐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폐기됐다.
그러나 21대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이번 정기국회 내 법안 처리를 당부하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었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찬성 취지의 입장을 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반대로 기재위 경제재정소위에서의 처리가 지연되자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해 법안을 회부했고, 결국 기재위에서 처리했다.
이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전망이다.

◇ 법 통과시 공공기관 131곳 올해 하반기부터 노동이사 임명해야
법안이 본회의에서 의결돼 공공기관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면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이사회에 근로자 대표가 추천하거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은 비상임이사를 반드시 1명씩 둬야 한다.
도입 대상은 한국전력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기업 36곳과 국민연금공단, 한국언론진흥재단 등 준정부기관 95곳(통·폐합된 한국광해관리공단 제외) 등 131곳이다.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일부 금융 공공기관도 여기에 포함된다.
다만 한국산업은행이나 중소기업은행, 한국예탁결제원 등은 기타 공공기관이므로 법적 대상은 아니다.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된다.
대상 기관은 6개월 내로 노사 합의와 주주총회 등을 거쳐 구체적인 이사 선임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노동이사가 임명되는 것은 공포 6개월 이후부터로, 개정안이 내주 본회의를 거쳐 국무회의를 통과할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 노동이사가 공공기관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개정안이 통과되는 대로 대상 기관들과 노동이사의 자격 요건 등 구체적인 노동이사제 도입 절차를 논의하고 관련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기재위에서 "노동이사제 전 단계인 노동이사 참관제를 여러 공공기관이 운영하면서 여러 문제가 생길 여지를 보완해왔다"며 "큰 문제 없이 제도가 작동하도록 정부로선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노동계 "노사갈등 줄일 것"…재계 "경영환경 악화 우려"
노동이사제 도입으로 공공기관 이사회에 노동자 목소리가 반영될 길이 공식적으로 열렸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이 사업계획과 예산 등 주요 경영 사안을 결정하는 데 노동 현장의 의견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이사제가 일단 공공부문에 한정해 도입됐으나, 앞으로 민간 기업까지 확대될 여지도 커졌다.
노동이사제 도입에 대해 노동계는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재계는 향후 민간 확대 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논평에서 "공공부문 노동이사제는 우리 사회가 노사 갈등을 줄이고 사회적 대화를 통한 성숙한 사회로 나가는 데 꼭 필요한 제도"라며 "한국노총은 제도 도입을 계기로 공공기관 운영의 독립성·민주성을 강화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입장문을 통해 "강성 노조가 공공기관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면 공공의 이익은 노조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뒷전으로 밀릴 것"이라며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이 민간기업 도입 압력으로 이어지면 가뜩이나 친노동정책으로 인해 위축된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charg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