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웹 망원경, 21m 차광막 펼치며 '고비' 75% 넘겨
우주 전개 가장 어려운 과정 완료…금주말 주경 펼치면 사실상 완료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총 100억달러(11조9천500억원)가 투입된 차세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우주 전개·배치 과정 중 가장 위험한 것으로 꼽혀온 테니스 코트 크기의 태양 빛 차광막 설치를 성공적으로 마쳐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우주 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웹 망원경은 4일(미국 동부 시간) 5겹으로 된 21×14m 크기의 태양 빛 차광막을 팽팽하게 펼쳐 고정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지난 3일 가장 바깥쪽 차광막을 모터와 케이블 등을 이용해 5시간여에 걸쳐 팽팽하게 고정한 데 이어 나머지 차광막에 대한 고정 작업도 잇달아 진행해 이틀 만에 끝냈다.
아리안5호 로켓의 지름 5.4m 페어링에 탑재하느라 종이접기 식으로 접은 차광막을 팽팽하게 펼쳐 고정하는 작업은 아주 까다로워 첫날은 가장 바깥쪽 차광막만 고정할 계획이었으나 첫 작업이 완벽하게 이뤄짐에 따라 연이어 작업을 진행했다.
웹 망원경은 우주 전개·배치 과정에서 하나라도 잘못되면 관측 성능을 떨어뜨리는 것이 344개에 달하는데, 차광막 전개가 성공적으로 끝남에 따라 고비의 70∼75% 이상을 넘어서게 됐다.
NASA 과학임무 담당 토마스 주부큰 부국장은 "이처럼 큰 망원경의 우주 배치를 시도하는 것은 처음으로, 조립뿐만 아니라 전개에서도 신중한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가장 어려운 차광막 설치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은 웹 망원경의 과학적 목표 달성을 가능하게 하는 독창성과 공학적 기술을 보여주는 믿을만한 증거"라고 찬사를 보냈다.
지난 달 25일 성탄절에 발사된 웹 망원경은 발사 사흘 뒤인 28일 주경 앞뒤 지지대를 펼치는 것으로 차광막 전개 작업을 시작했으며, 31일 차광막을 접어 고정하고 있던 107개의 핀을 제거하고 막을 펼치는 작업을 진행했다.
웹 프로그램 책임자인 그레고리 로빈슨은 "우주에서 차광막을 펼친 것은 이번 미션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면서 "차광막을 완전히 펼치는 공학적 경이를 위해서는 수천개의 부품이 정확히 작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폴리이미드 필름으로 만든 차광막은 두께가 0.025∼0.05㎜에 불과하지만 5겹 차광막의 '자외선 차단지수'(SPF)는 100만 정도에 달해 태양 빛에 의한 복사열을 완벽하게 차단한다.
태양 빛을 그대로 받는 차광막 바깥은 최대 125℃에 달하지만, 망원경과 과학장비가 있는 쪽은 -235℃의 초저온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웹 망원경이 적외선 열을 포착해 우주 형성 초기의 1세대 은하를 관측할 수 있게 해준다.
웹 망원경은 금주 말까지 부경 지지대를 설치하고 주경의 양옆으로 접은 육각형 거울을 차례로 펼치는 것으로 주요 전개를 사실상 마치게 되며, 이달 말께 지구에서 약 150만㎞ 떨어진 목표 궤도인 제2 라그랑주점(L2)에 진입하게 된다.
웹 망원경은 이곳에서 약 5달에 걸쳐 주경 거울 미세조정과 과학 장비 점검을 진행한 뒤 허블 우주망원경의 명성을 이을 역대 가장 크고 강력한 우주망원경으로서 본격적인 관측에 나서게 된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