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도 '백신 허위정보' 미 극우 의원 계정 24시간 정지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 트위터 계정 영구정지에 페이스북 계정도 정지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트위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련 허위정보를 올렸다가 계정이 영구 정지된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이 같은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24시간 활동 중단을 당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텔레그램과 게터(Gettr)에 '24시간 동안 게시물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지 못한다'는 페이스북의 안내문 이미지를 올렸다.
이 안내문에는 그의 게시물이 페이스북의 허위정보 정책을 위반해 심각한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그린 의원은 "트위터가 나를 검열하는 것에 페이스북도 동참했다"며 "이것은 여지없는 언론 검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누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사실과 거짓 정보를 구분하는 권한을 주었느냐"며 "빅 테크(대형 IT기업)들이 선출직 인사의 정치적 발언을 받아들일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우리 정부와 국민들의 이익에 반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트위터는 지난 2일 그린 의원이 코로나19 관련 허위정보를 반복적으로 올리며 트위터 정책을 수차례 위반했다며 그의 계정 중 하나를 영구 정지한 바 있다.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그린 의원의 게시물이 우리의 정책을 위반했다"며 "다만 그의 계정을 완전히 삭제하는 것은 우리의 정책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그린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물은 정부의 백신 부작용 신고 시스템에 올라온 자료로 만든 그래프다. 그는 이 그래프를 올리며 "극도로 많은 수의 코로나 백신 사망자가 무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시스템은 정부가 운영하지만, 백신 접종자들이 자체적으로 올린 신고를 모은 것으로 백신의 안전성 우려에 대한 평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린 의원은 이전에도 '거침없는 언행'으로 숱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조지아주 하원의원인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조작설을 옹호하고, 극우 음모론 단체 큐어넌(QAnon)을 신봉하는 등 극우 성향을 보였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총에 맞아 죽어야 한다거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2월에는 공화당을 포함한 동료 의원들의 투표로 예산위와 교육·노동위에서 퇴출당하기도 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주요 빅 테크들이 보수주의자의 발언을 사실상 검열한다며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은 최근 미국 정치 전문 주간지 워싱턴 이그재미너에 기고한 글에서 유튜브 사용을 중단하겠다며 "그들은 최악의 검열자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적인 언론 검열이 법으로 허락된다고 해도 비열하거나 편협하지 않게 만들지는 못 한다"며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은 새로운 광장이지만 반대 의견들은 빅 테크라는 게이트키퍼에 의해 침묵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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