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탄·포탄이 태국 접경 마을에…태국군, 미얀마에 "주의하라"
쿠데타 미얀마군-카렌주 반군 충돌 과정서 국경 넘어 떨어져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쿠데타 미얀마 군부와 반군부 세력 간 충돌 과정에서 총탄과 포탄이 국경을 접한 태국 마을에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자 태국 정부가 미얀마 측에 주의를 촉구했다.
29일 태국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군은 최근 태국-미얀마 국경위원회를 통해 미얀마 측에 무기 사용에 있어 더욱더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미얀마와 국경을 접한 북부 딱주의 일부 마을에 국경을 넘어온 총탄과 수류탄 등이 떨어지는 일이 발생한 데 따른 대응이다.
네이션 등 태국 현지 언론은 지난 주말 미얀마군이 동부 카렌주에서 반군 근거지에 대한 공습과 포격을 가했고, 이 과정에서 5천여 명의 카렌주 주민들이 모에이 강을 건너 태국 쪽으로 피신했다고 전했다.
카렌주는 자치권을 요구하며 미얀마 정부군에 맞서고 있는 대표적인 소수민족 무장단체인 카렌민족연합(KNU)의 근거지다.
KNU는 지난 2015년 미얀마 정부와 정전 협정을 체결했지만, 2월1일 쿠데타 이후로 군부와 무력 충돌을 거듭하고 있다.
쿠데타에 반대하는 미얀마인들이 KNU가 통제하는 카렌주로 피신한 뒤 군사 훈련을 받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군은 국경을 접한 미얀마 지역 내 충돌 사태와 관련해 전날 방콕 사령부에서 대책을 논의했다.
군은 국경을 넘어온 총탄 등으로 손상을 입은 가옥들을 주 정부 관계기관과 협조해 수리 작업을 지원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딱주 폽프라 지역 내 일부 마을 주민들에게는 만일의 사태에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벙커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국경 경비를 책임진 쁘라산 생시리락 소장은 유엔난민기구(UNHCR) 아시아·태평양 지부 자료를 인용, 이달 1일 현재 9만2천여 명의 미얀마인들이 지난 1년간 미얀마군-반군 간 충돌을 피해 태국 쪽으로 국경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얀마 상황이 불안정하고 정보도 불충분해 피란민 수를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UNHCR은 보고 있다고 쁘라산 소장은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 압승으로 끝난 작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면서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찬탈한 뒤 반군부 세력을 유혈 탄압했다.
미얀마 상황을 감시하는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의 폭력으로 인해 1천370명 이상이 숨지고 1만1천200여명이 체포·구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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